은행
해외여행 씨티 체크카드 쓸 ATM이 없네
뉴스종합| 2017-05-22 11:21
전세계 지점 대폭 축소 파장
이용객 수수료 등 불만 쌓여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영국 런던으로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유모(31) 씨는 씨티은행의 체크카드를 들고 갔다가 자동화기기(ATM)를 찾느라 진땀을 뺐다. 한국에서 후기를 통해 알아둔 점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른 지점을 가려고 했지만 비용과 시간 부담으로 포기했다. 결국 추가 수수료를 내고 다른 ATM을 이용했다.

최근 점포 통폐합을 추진 중인 씨티은행이 뜻하지 않게 체크카드 고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글로벌 그룹 차원에서도 지점 축소가 진행되다 보니 해외 ATM 이용 등에 제한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당초 씨티은행의 체크카드는 해외여행족 사이에서 필수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환전의 번거로움 없이 해외에서 현지 화폐로 인출할 수 있고 현금 소지로 인한 도난, 분실 걱정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낮은 수수료가 인기 요인이었다. ‘씨티 캐시백 체크카드’의 경우 씨티은행 ATM에서 인출 시 기본 수수료 1달러에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출액의 0.2%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씨티은행의 해외 점포망이 쪼그라들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 씨티은행 지점이 아닌 다른 제휴 ATM을 이용하면 기본 인출 수수료는 2000원으로 오르고, 네트워크 수수료도 인출액의 1.0%로 상승하게 된다. 예를 들어 500달러를 인출할 경우 씨티은행 ATM에서는 2달러만 내면 되지만, 제휴 ATM에서는 2000원에 5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현재 19개국(미국 제외)에 그친다. 2007년만 해도 45개국에 이르렀지만 10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씨티은행은 글로벌 차원에서 지점망도 줄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 3월 런던에 있던 4개 점포 중 3개를 폐쇄하고, 유럽 본부이자 최우수(VIP) 고객 대상 프라이빗뱅킹(PB)센터가 있는 카나리 워프 지점만 남겨놨다.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2009년 1049개였던 점포가 작년 6월 말 756개로 축소됐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영업은 뉴욕, 시카고 등 6개 도시로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점포 수 기준으로 미국 내 씨티은행의 순위는 다섯 계단 밀려나 16위로 떨어졌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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