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롯데家 경영분쟁 안끝났나…이제는 지주사서 대립
뉴스종합| 2017-05-23 11:01
-신동주 부회장 측 “지주사 전환 부당해”
-롯데제과 주식 확보 위해 노력 이어가
-신동빈 회장 측이 분쟁서 앞서 있단 평가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끝난걸로 여겨졌던 롯데그룹 두 형제간 다툼이 이번엔 롯데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의 중심에 있는 롯데제과에서 다시 불이 붙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변호를 담당하는 법무법인 바른은 최근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절차를 개시한 롯데제과ㆍ롯데쇼핑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푸드 등 4개사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사진설명=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전부회장 측은 “이미 지난 15일 이러한 롯데쇼핑 합병가액의 문제점을 검토하기 위해 4개사에게 합병가액 산정에 관한 평가보고서 등 회계장부 및 관련 서류의 제공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자료도 받지 못했다”며 “이에 부득이 법원에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를 허가해 달라는 가처분과 합병가액의 불공정을 이유로 한 분할합병 승인 주주총회의 개최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문제 삼은 부분은 롯데쇼핑 합병가액의 적정성 여부다.

향후 지주사 전환에 포함되는 롯데쇼핑의 합병가액(주식을 합병하는 데 드는 비용, 주식의 가치)을 86만4374원 책정했는데,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이 23만1404원인 데 비교했을 때 합병가액보다 터무니없게 낮게 측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는 합병가액의 27%에 불과한 가격”이라며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로부터는 4분의1이 조금 넘는 가격인 23만1404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4개사 중 가장 많은 13.4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며 “롯데쇼핑 투자사업부문의 본질가치가 과대하게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롯데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3개사의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 가격은 롯데제과가 20만4062원, 롯데칠성음료가 151만1869원, 롯데푸드가 63만3128원으로 이들 기업의 합병가액은 롯데제과 7만8070원, 롯데칠성음료 184만2221원, 롯데푸드 78만1717원으로 등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가 중심이 되는 지주사 전환을 최근 준비하고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누고, 투자부문을 한데로 모아 롯데지주 주식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을 준비중에 있다.

이 중심에 있는 것이 현재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의 중심에 있는 롯데제과다. 이를 노린 듯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증여세 납부를 명목으로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지분(6.83%)과 롯데칠성 지분(1.3%)의 가압류하고 나섰다. 당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롯데쇼핑 롯데쇼핑의 주식 일부 173만 883주(6.88%)를 블록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부과된 2126억 원의 증여세를 전액 납부한 바 있다. 아버지의 롯데제과 주식 매입을 위해 롯데쇼핑 주식을 매각한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제과 지분을 3.96% 보유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주식 6.83%를 확보할 경우 보유 지분은 10%대로 상승한다. 8.78%의 지분을 보유한 신동빈 회장보다 지분이 많아진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 재산에 대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강제집행 청구에 이의를 제기하는 본안 소송과 함께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처럼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이슈를 두고도 양측이 대립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재 형제 간의 분쟁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의 정점에 있다고 분석되는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도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룹 내부의 여론도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분석이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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