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국정기획위 “‘상속자의 나라’…공정위, 입 닫고 있으면 안 돼”
뉴스종합| 2017-05-26 09:04
-김진표 “100대 기업 중 80개가 상속, 고용 없는 성장 불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5일 공정거래위원회 간부들을 만나 “우리 경제가 지나친 독과점 구조, 담합구조로 돼있어 ‘상속자의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새 활력을 불러일으킬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공정위 뿐인데 그간 목소리가 작았다”고 지적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위에서 열린 공정위 업무보고에 앞서 “공정위가 정부 정책결정과정에 더 목소리를 내고 주장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동건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위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는 13년간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된 구조가 됐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2000년대 26.5에 이르던 고용유발지수가 2013년에는 13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100대 기업 중 80개 정도가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데 시장경제를 오래 한 나라에 비해 (그 비율이) 엄청 높다”며 “이게 고용 없는 성장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고용 없는 성장의 이유로 ‘경쟁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지나친 독과점과 담합구 조로 돼있어 새로운 침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라면서 “경쟁구조로 바꾸지 않으면 좋은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저가 항공사와 인터넷은행 등의 사례를 열거하면서 “수많은 사례를 보더라도 경쟁체제가 되고서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창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그는 “공정위가 주로 기업계에서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설될 중소기업벤처부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을 만들고 창업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존 금융, 산업 분야와 선의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면서 “그럴 때 공정위가 입 닫고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국정기획위에서 이한주 경제1분과 위원장을 비롯한 자문위원들과 신동권 공정위 사무처장, 박재규 경쟁정책국장, 정진욱 기업거래정책국장, 배영수 카르텔조사국장 등이 자리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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