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신·열정을 지원하겠다” 이것이 ‘윤석열 스타일’
뉴스종합| 2017-05-26 11:14
“각자 맡은 일 스스로 잘해야”
검찰조직 변화의 바람 불 듯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하기보다 각자가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나는 그런 사람을 지원해주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의 첫 대면에서 향후 검찰 운용방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진행된 이날 윤 지검장은 주요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질문엔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다.

윤 지검장은 “각자가 맡은 일을 스스로 잘 해야 한다”며 “열정과 소신을 갖고 일하는 데에서 승부가 난다”고 강조했다. 지검장 등 고위 간부가 나서서 이끌기보다 개별 검사들의 문제의식과 자율적인 노력을 존중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지검장은 취임식을 대신해 가진 서울중앙지검 직원들과의 첫 상견례에서도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과 열정을 지원하고 버팀목이 되겠다”며 각자의 소신 있는 행동을 주문했다.

이를 두고 조직 논리보다 개인의 소신을 우선시하는 윤 지검장의 평소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람에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2013년 국정감사에서도 윤 지검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윗선의 외압을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윤 지검장은 “수사는 검찰이 하는 것이고 법무부는 정책부서이다.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의 문제에 대해 대검 공안부가 따지고 든다면 모르는데 법무부에서 이렇게까지 하느냐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법무부가 일선 청의 수사에 개입하는 관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수사 외압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힌 바 있다. 그는 “(수사팀이) 수사를 앞으로 자꾸 치고 나가게 해줘야 되는데 이렇게 자꾸 뭔가를 따지고, 이건 좀 도가 지나쳤다라고 한다면 수사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외압이라고 느낀다”고 했다.

평소 이러한 견해를 가감없이 밝혀온 윤 지검장의 취임이 검찰 조직의 변화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선 검찰청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중앙지검은 그동안 정ㆍ재계 거물들이 연루된 각종 부패범죄 등을 수사하며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그만큼 ‘정치수사’, ‘하명수사’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대해 윤 지검장은 “문제가 발생하면 거기에서 심도있게 파악을 해서 자연스럽게 사건이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윤 지검장에겐 고위 검사들이 연루된 ‘돈봉투 만찬 사건’을 수습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주어졌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이진동)에 배당된 상태다. 향후 보여줄 수사과정과 그 결과가 윤 지검장을 평가하는 첫 잣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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