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얼리어먹터②] 먹어는 봤나?…모디슈머는 계속된다
뉴스종합| 2017-06-02 10:01
-“내 맘대로 만들어 먹는다” 新레시피
-혼술족 늘며 ‘알콜 모디슈머’ 활발
-소비자 자발적 참여, SNS통해 공유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먹어 봤나” 묻는다면, 갸우뚱한 음식들이 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모디슈머’ 음식이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는 뜻의 ‘modify’와 소비자라는 뜻의 ‘consumer’의 합성어로 제조사가 제시한 조리법이 아닌 독창적 레시피로 음식을 즐기는 소비자를 말한다. 관습이나 광고에 얽매이지 않고 미각의 즐거움을 쫓는 게 트렌드다. 그 시조였던 ‘짜파구리’ 이후에도 모디슈머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모디슈머 레시피 ‘부자’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스코빌(매운맛)지수 4700에 걸맞게 불닭까르보나라, 불닭치즈 등 매운맛을 중화하기 위한 레시피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번엔 불닭볶음면과 떡볶이가 만난 ‘불탕볶이’다. 떡볶이가 땡기는 긴급상황에서 가장 쉽고 빠른 해결책이라 할 메뉴다. 준비물은 한 줌의 떡과 어묵, 그리고 불닭볶음탕면 한 봉지다. 포인트는 불닭볶음탕면 특유의 걸쭉한 국물을 활용해 라볶이처럼 끓이는 것. 평소 라면 조리법에서 권장하는 물보다 조금 적은 양으로 졸이듯 끓이다가 마지막에 분말스프는 넣으면 완성이다. 

[사진=삼양식품 붉닭볶음면 모디슈머 불탕볶이ㆍ불닭만두(사진제공 인스타그램 @00dkdld)]

최근 한 인스타그래머(@00dkdld)를 통해 공개된 ‘붉닭만두’도 인기예감이다. 붉닭볶음면을 끓여 라이스페이퍼와 깻잎에 돌돌 말아 구워주면 바삭한 군만두처럼 즐길 수 있다. 이 레시피는 2일 오전 현재 15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모디슈머 레시피를 개발한 그는 ‘이건 혁명’이라고 자평하며 “마요네즈에 찍어먹으면 천국”이라는 시식평을 남기기도 했다.

혼술족이 늘면서 ‘알콜 모디슈머’도 활발하다. 맥주에 빙그레 ‘투게더’를 한스쿱 올리면 ‘맥포가또’가 된다. 아포가또(아이스크림 에스프레소를 곁들인 메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맥포가또는 보기도 먹기도 좋은 신메뉴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빙그레 투게더와 맥주를 활용한 ‘맥포가또’ 소주에 구슬아이스를 섞은 ‘구슬주’]

소주와 ‘더위사냥 구슬아이스’가 만나면 ‘구슬주(酎)’가 된다. 소주 반 잔에 구슬아이스가 녹도록 잘 저어주면 상콤달콤한 칵테일 소주를 즐길 수 있다. 알콜에 약하다면 소주대신 탄산수를 활용해도 좋다.

[사진=매일유업 상하치즈 브리치즈를 활용한 ‘브리한입튀김’]

매일유업 상하치즈 홈페이지는 SNS에서 활용된 모디슈머들의 레시피가 공유되고 있다. 상하치즈 ‘브리치즈’를 활용한 ‘브리한입튀김’은 쫄깃한 모짜렐라를 넣은 치즈스틱과는 사뭇 다른 식감이다. 브리치즈 특유의 쫀득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이 튀겨져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 매력을 극대화한다. 브리치즈를 8등분한 뒤 밀가루와 계란물,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혀 160℃ 기름에 노릇하게 튀기면 된다.

모디슈머의 레시피는 계속해서 제품화되고 있다. 농심 ‘짜왕매운맛’은 소비자들이 짜왕에 고추와 김치를 넣는 레시피를 참고, 고추를 다져서 원물의 매운맛을 살렸다. 편의점에서는 모디슈머를 위한 비빔반숙란, 라면참치, 스트링치즈 등 ‘중간재료’도 더 다양해졌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모디슈머는 이제 하나의 놀이문화처럼 자리잡았다”면서 “제조사도 이들의 레시피를 참고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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