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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여성스러움까지…서장훈의 반전
엔터테인먼트| 2017-06-05 11:10
예능 多作 불구 캐릭터 쉽게 잡아내

요즘 서장훈은 다작(多作)이다. 여기저기 얼굴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지를 과소비(過消費)한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서장훈은 쉽게 캐릭터를 잡아 그속에서 반전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 키가 크고 덩치가 거대한 친구가 지인들을 집에 불러들이지 못할 만큼 깔끔을 떨며 섬세하며 여성적인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라는 부유하고 여유로운 이미지에서 나오는 쫀쫀함 또한 반전 요소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서장훈은 예능에서 그런 반전 요소가 자연스럽게 재미를 주고 있고, 토크도 무난하게 잘하는 편이다”면서 “요즘 예능은 혼자 원맨쇼를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서장훈도 남이 하는 걸 보면서 멘트를 던져 그 속에 잘 묻어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부분은 서장훈이 ‘아는 형님’이나 ‘미운 우리 새끼’에서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잘 섞이는 이유로 제시된다.

‘아는 형님’을 기획했던 여운혁 미스틱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서장훈의 특징을 “의외의 순발력과 의외의 집요함, 그리고 빠른 태세 전환”으로 요약했다.

서장훈은 이수근처럼 유머를 만들어내거나 개인기로 웃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려고 하지만 100% 논리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타고난 예능감을 알려주는 순발력에다 마음먹은 바가 생기면 그 목표를 향해 달려드는 집요함이 상호작용으로 나타난다는 것.

여운혁 프로듀서에 따르면 서장훈은 실수를 지적하면 성질을 낼 것 같지만, 오히려 재빨리 개선하는 스타일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더라도 실수와 허점이 드러나면 금세 인정하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이런 점들이 서장훈이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요즘 예능에서 과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으면서 적절한 존재감을 보여주게 한다.

또한 서장훈이 들어오면 그 예능은 화려한 맛은 없어도 필요한 포인트에 한 방 씩 쳐주므로 조금 더 풍성해지는 건 확실하다. 서장훈의 생명력 또한 한번 확 치고 금세 힘이 빠져버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길게 갈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준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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