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틀니를 치약으로 쓱싹쓱싹…어머님 아직도?…
라이프| 2017-06-29 11:12
65세이상 절반 착용…전 국민 12% 달해
치아 거의 상실때는 임플란트보다 틀니 권장

치약 연마제 틀니 손상, 구내염·구취 유발
전용 세정제 사용, 찬물로 닦을 것 권고
취침 전 반드시 빼서 물에 담가야 변형 막아


노년층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치아 건강이다. 옛말에도 ‘치아는 오복 중 하나’라고 했다. 하지만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10년 ‘국민구강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1497만명 중 약 50%가 틀니(부분 틀니 포함)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추산하는 틀니 사용자 수도 약 630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2%에 이른다.

매년 7월 1일은 대한치과보철학회(이하 학회)가 지정한 ‘틀니의 날’이다. 2012년 만 75세 이상부터 완전 틀니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전환된 이후 지난해까지건보 적용 대상과 연령이 부분 틀니와 만 65세 이상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된 날이 7월 1일이기 때문에 지난해 학회가 지정한 날로, 올해가 2회째다.

학회 이사인 노관태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치아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 환자에게는 임플란트가 낫지만, 치아가 거의 상실된 환자에게는 틀니를 권한다”며 “자신에게 맞는 틀니를 착용하면 치아 상실이 해소됨은 물론 입 주위가 쭈글쭈글해지는 미관상 문제도 해결돼 환자의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1일 ‘틀니의 날’을 맞아 노관태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대한치과보철학회 이사)는 “치아가 전부 또는 거의 상실됐을 때에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틀니가 권장된다”고 했다. 전문의가 틀니 시술에 앞서 미리 환자의 구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경희대치과병원]

▶“틀니 착용 초반에는 부드러운 음식으로 연습” =스트레스나 치주 질환 등으로 인해 치아가 상실된 환자의 고민은 임플란트와 틀니의 선택에 있다. 치아가 거의 상실됐을 때에는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많이 권장된다. 노 교수는 “‘임플란트가 잘 안 됐다’, ‘틀니가 흔들거린다’는 주위의 이야기에 휩쓸리지 말로 병원에 가서 자신의 상태를 진단받은 뒤 알맞은 것을 사용하는것이 바람직하다”며 “틀니를 고정시키기 위해 지지 역할을 하는 임플란트를 2~4개 식립하기도 한다”고 했다.

틀니는 몇 개의 치아에 의지해 사용하는 부분 틀니(국소 의치)와 한 개의 치아도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 사용하는 틀니를 완전 틀니(완전 의치)로 나뉜다. 착용의 불편함 탓에 다른 치과 치료보다 환자의 협조와 노력이 필수다. 환자가 틀니에 적응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도 요구된다.

노 교수는 “처음 틀니를 장착한 환자는 틀니의 두께와 부피 때문에 이물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혀 밑을 통과하는 금속 막대나 입천장을 가로지르는 틀니의 구조에 의해 혀의 촉감이 불편하다거나 미각을 해친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부 환자는 구역질 혹은 발음의 이상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음식물을 씹는 능력에도 자연 치아와 틀니는 큰 차이를 보인다. 틀니는 잇몸의 지지를 받아 음식을 씹어야 하는데, 틀니 아래쪽의 잇몸은 그 두께와 상태에 따라서 자연 치아의 경우보다 작게는 10배, 크게는 100배까지 움직임이 커지기 때문에 씹는 느낌의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환자 개인의 잇몸 상태에 따라서도 저작(咀嚼) 능력의 차이가 있다. 단단한 잇몸을 가진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씹는 능력이 월등히 좋다. 하지만 단단하지 못한 잇몸을 가진 환자도 연습과 적응을 통해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다.

노 교수는 “틀니 착용 초반에는 부드러운 음식을 위주로 연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니로 깨물어 먹기보다는 잘게 썰어서 어금니 위주로 식사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틀니의 빠른 적응을 위해 도움이 된다”며 “아픈 곳이 있는 경우 무리하게 사용하기보다는 치과에 방문해 조정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틀니 장착 후에는 흔히 변화된 용모, 저작ㆍ발음 문제 등이 발생한다”며 “결국 의치의 한계성을 이해하고 환자가 인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틀니 닦을 때에는 미지근하거나 찬물 사용해야 =틀니를 오래 쓰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치아처럼 매일 깨끗하게 닦아 주는 것이 중요히다. 틀니와 입 안의 청결이 유지되지 않으면 구취나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틀니를 닦을 때에는 일반 치약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노 교수는 “치약에는 연마제가 포함돼 장기간 사용 시 틀니를 과도하게 마모시켜 구내염이나 구취를 유발하므로, 치약 대신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전용 세정제는 틀니에 있는 얼룩이나 플라크(치석)를 제거하고 구취를 일으키는 균을 없애 준다”고 설명했다. 세척 시 뜨거운 물을 쓰면 플라스틱 소재로 된 틀니를 변형시킬 수 있으므로 미지근하거나 찬물로 씻는 것이 좋다.

틀니를 착용하고 잠자리에 들면 밀폐된 세균성 잇몸 질환에 걸리거나 잇몸 염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틀니로 인해 잇몸 조직이 쉴 수 있는 시간이 줄어 잇몸이 더 빨리 내려앉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노 교수는 “잇몸도 우리 몸의 기관이므로 쉬게 해 줘야 한다”며 “자기 전 틀니는 빼서 반드시 물에 담가 놓아야 모양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공기 중에 그대로 두면 건조해져서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치아가 빠진 잇몸은 점점 잇몸뼈가 흡수돼 퇴축되기 때문에 틀니가 점점 헐거워지고 음식물이 끼게 되며 잇몸이 아플 수 있다. 틀니를 오래 사용하면서 헐거워진 경우에는 틀니 접착제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치과에서 잇몸에 맞게 재교정을 하거나 틀니 보강 작업을 받는 것이 좋다. 잇몸뼈뿐 아니라 틀니도 마모, 파손, 변형 등으로 변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부분 틀니는 치아에 끼우는 고리가 구부러지는 등 손상되기도 한다.

노 교수는 “틀니의 수명은 7~10년으로 보고 있다”며 “틀니를 오래 잘 쓰려면 평소 잘 닦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는 등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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