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
靑 “한미FTA 재협상 공식화 없었다”…트럼프 국내정치용 카드?
뉴스종합| 2017-07-01 09:47
[미국 워싱턴D.C=김상수 기자]청와대가 한미정상회담 관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합의하거나 공식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상회담 과정과 양국 공동성명 등에서 한미 FTA 재협상은 합의되거나 의제로 다뤄진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 과정을 모두 알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 ‘돌발 발언’을 꺼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한미 FTA 재협상에 합의하거나 공식화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금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와 특히 자동차, 철강 분야의 무역 불균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하며 양측 실무진이 한미 FTA 시행 후 효과를 공동으로 분석, 평가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에 양측 간 합의한 바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날 발표된 한미공동성명에도 한미FTA 재협상 등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진 = 연합뉴스]

양국 정상회담 내에서도 한미FTA 재협상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이나 자동차 분야 등의 무역 불균형을 미국 측이 문제제기하자 이에 한국 측이 사실관계를 거론하며 대응,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못된 통계자료나 근거로 미국 측이 무역 불균형을 주장한 데에 반론을 펼쳤고, 이후 문 대통령이 향후 한미FTA 효과를 제대로 분석해보자는 제안을 내놓은 수준에서 논의가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발표 등을 통해 “한미FTA는 거친 협정이었다. 그건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히는 등 한미FTA 재협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정상회담 논의 과정과 달리 언론에는 한미FTA 재협상을 사실상 공론화한 셈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정무적 발언이란 해석이 있다.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이 악화된 시점에서 자국민의 여론을 의식, 경제분야에서 한국을 강하게 압박했다는 식의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차원에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도 한미FTA 재협상을 종종 거론한 만큼 실제로 FTA 재협상에 강한 의지를 갖고는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선 양국의 협의, 논의 대상은 아녔기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평소 보여준 ‘돌발 스타일’의 연장선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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