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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샨샨도 질린 박보미-이지후-안송이 첫승 의지
엔터테인먼트| 2017-07-09 17:51
박보미, KLPGA 금호타이어 중국대회 우승
연장전 끝에 이지후 누르고, 금빛 첫 톱10
중하위권 선수들에게 상위권 자신감 심어
“불참사태, 협회의 무대책, 국격에 악영향”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펑샨샨도 그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박보미(23ㆍ사진), 이지후(24), 안송이(27)의 생애 첫승을 향한 강한 열망에 1,2라운드 1위를 달리던 세계랭킹 6위 펑샨샨 선수도 타수를 잃은 채, 우승컵을 박보미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한중 콜라보 이벤트에서 한국 전승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박보미는 점프ㆍ드림투어 3년, 1부 투어 3년을 거쳤다. 지난해와 올해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박보미는 9일 중국 웨이하이의 웨이하이포인트 골프장(파72ㆍ612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최종일 3라운드에서 이지후와의 연장 접전끝에 생애 첫승을 차지했다.

프로선수의 생애 첫 승은 올들어 6번째(아마추어 최혜진 제외)이다.

박보미와 이지후, 안송이 등 생애 첫승을 노리던 3인의 의지는 펑샨샨을 질리게 했다. 셋이 엎치락 되치락 하며 번갈아 리더보드 선두자리를 차지하다 앞서가던 이지후가 17번홀 보기를 기록하며 6언더파로 내려앉자, 뒷 조에서 경기하던 안송이가 16번홀 버디를 잡아내면서 공동1위에 올랐다. 박보미는 2~3위권을 오르내렸다.

안송이가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5언더파로 내려앉아, 한 홀을 남긴 박보미와 공동 2위가 됐다. 데뷔 9년만에 첫승을 노리던 안송이는 마지막홀(보기) 자신감 없이 굴러간 파퍼트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안송이로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실력이 입증됐으니, 이제 ‘최상위권을 맴돌다 우승까지 해버리는 습관’만 익히면 된다.

한 타 차 선두(6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이지후가 기다리는 사이, 박보미가 일을 냈다. 박보미는 18번홀 3m 남짓 남은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예상치 못한 박보미의 버디에, 이지후의 표정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고, 연장 첫홀 이지후의 티샷은 왼쪽 러프로, 두번째 샷은 홀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이에 비해 박보미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두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끝에 올렸다.

박보미는 이지후의 4m 남짓한 파 퍼트가 빗나간 뒤, 1.2m남은 우승 파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생애 첫 승을 낚아 올렸다.

2부투어에서 3~4년을 보내는 등 천신만고 끝에 올들어 1부리그에서 경기를 하게 된 이지후는 모처럼 온 1부 투어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그래도 스물네살에 새로 시작해도 충분하다는 자신감, 자신의 기량을 믿을 수 있게 된 점은 이번 대회 큰 성과이다.

박보미는 1라운드 공동 16위였지만 2라운드 ‘7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괴력을 보이며, 공동2위로 최종일을 맞았다.

펑샨샨은 박보미-이지후-안송이 ‘3인방’의 열정 속에 13,14,15번홀 연속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대열에서 멀어졌다.

마지막날 박보미는 두 타를, 이지후는 세 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를 기록했다. 3위는 이날만 세 타를 줄여 합계 5언더파를 기록한 안송이가 차지했다.

공동4위(합계 4언더파)는 최종일 한 타를 줄인 이솔라와 한 타를 잃은 펑샨샨이, 6위(3언더파)는 이날 한타를 잃은 박유나가, 7위(2언더파)는 최혜용이 차지했다. 언더파는 최혜용까지 7명.

최종일 5타나 잃은 최유림이 합계 1오버파로 단독 8위, 중국의 궈카이추, 고나연, 최은우, 박성원, 김혜선2, 이효린, 안나린, 장은수가 2오버파로 공동9위 톱10에 들었다.

우승을 노리던 정혜원은 7타를 잃고 김초희, 정예나, 서연정과 함께 공동 17위에 올랐다. 톱 랭커들이 빠진 가운데 치러진 이번 대회는 중하위권 선수들에게 좋은 공부가 됐고, 몇몇 선수들에겐 상위권 잔류의 자신감을 심었다.

한국과 중국 나라 간 협력이벤트라면, 협회가 톱랭커들의 참가 기피 이유를 세심하게 파악해 항공료 지원 등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싱거울 줄 알았던 대회가 지금까지 어느 대회 못지않은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지만, 협회의 ‘무대책’은 숙제로 남았다. 이번 대회는 국격, 위신의 문제이기도 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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