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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류샤오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 “잘 살아요”
뉴스종합| 2017-07-14 09:43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오랜 벗은 그를 누구보다 중국을 사랑한 “애국자”라 회고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그는 고국을 떠나 해외에서 치료받기를 간절히 원했다. 간암 말기가 될 때까지 감옥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그의 육신은 조국의 인권 현실을 고발할 ‘투서’였다. 던지지 못한 투서 대신 그는 “잘 살아요”란 짧은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 샤오보(劉曉波ㆍ61)가 13일(현지시간) 세상을 등졌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의 한 병원에서였다.

[사진제공=EPA]

1989년 톈안먼 사건의 주역이었던 류는 끈질긴 애국자였다. 수차례 이어진 투옥에도 2008년 중국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끝내라는 내용의 ‘08헌장’을 발표했다. 국가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던 2010년엔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빈 의자’로 대신한 그의 자리가 세계에 큰 울림을 전했다.

류가 떠나면서 그의 빈 자리는 이제 영원히 채워지지 않게 됐다. 전세계는 애도 물결과 중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영국 BBC는 “중국이 지울 수 없는 사람”이라며 애도를 표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당국 보호감시의 아래 사망한 노벨상 수상자는 1938년 나치 치하에서 사망한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처음”이라며 비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중국 당국에 류의 아내 류샤(劉霞ㆍ57)에 내린 가택연금을 해제하고 해외로 떠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중국 정부가 류의 “때이른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은 이같은 반응에도 내정간섭 말라는 입장이다. 중국 공산당 대변인은 글로벌타임스(GT)를 통해 당국은 류의 치료에 집중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서방세력들이 류의 치료를 인권문제와 결부해 계속해서 정치적 사안으로 접근하려 하고 있다”고 역으로 비판했다. 류를 “(서구 세력에) 미혹된 희생자”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중국 공영 신화통신은 “국가전복 선동혐의로 유죄”를 받은 류가 사망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당국의 이같은 조처에도 본토와 홍콩 시민들은 앞다퉈 추모에 나섰다. 류의 석방을 주장하며 전날 홍콩서 시위를 벌이던 100여명은 임종 소식을 듣고 밤새 자리를 지키며 농성을 벌였다. 중국 네티즌들은 SNS에 촛불이나 ‘RIP’(Rest in Peace) 이모지를 사용한 추모 메시지를 올리고 있다. 당국은 추모 메시지를 검열ㆍ삭제하고 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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