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음 날인 15일부터 현재까지 SNS에는 ‘스크린도어 시’ 해시태그를 붙인 짧은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출처=트위터 캡처] |
대부분 지하철에서 목격했을 법한 무개념 승객을 비꼬는 풍자시가 많다. “임산부 전용석의/저 아저씨/몇 개월이세요/배 속에 있는 게/아기는 아닌 거 같은데”는 임산부 전용석에 앉은 채 자리를 비키지 않는 남성을 꼬집었다.
또 고대가요 ‘구지가’를 패러디한 “아재 아재요/다리를 오므려라/오므리지 않으면/구워 먹으리”는 옆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지하철 ‘쩍벌남’을 비판했다.
가요를 패러디한 작품도 있다. 가장 많은 공유 횟수를 기록하며 공감을 받은 시는 가수 유리상자의 노래 ‘사랑해도 될까요’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문이 열리네요/그대가 들어오죠/내리면 타야지/XX놈아”라며 내리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지하철에 올라타는 사람들을 향해 일침했다.
가수 피노키오의 노래 ‘사랑과 우정 사이’ 가사를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는 가까운”이라고 빗대어 서울 시청역을 기점으로 두역까지의 운행거리를 비교하는 재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SNS에 게시된 작품 중에서는 지난해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사망한 김 모군을 추모하는 시도 있었다. “이 문에서/스무 살 청춘이 죽었다/점심에 먹을/사발면 하나 남기고”라고 작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앞서 게시된 일부 시는 수준 미달이라는 혹평을 받으면서 비난의 대상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공모된 시는 지하철 현장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인 시민에게 공감을 일으키기 때문에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종 심사는 문학 평론가, 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내 손안의 서울’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응모 신청서 및 작품 작성 서식을 완성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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