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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 사우디여성, 체포 당일 이례적 불기소 석방
뉴스종합| 2017-07-20 10:12
-수 시간 조사 후 이례적 석방
-국제사회 관심ㆍ차기정권 실세 의식한 듯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니스커트와 배가 보이는 크롭 상의를 입고 유적지를 돌아다니는 영상이 게재돼 체포된 여성이 불기소 석방됐다. 사우디에서 노출 의상을 입거나 운전하다 체포된 여성이 불기소로 풀려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해당 사건이 국제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자 사우디 당국이 처벌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해당 여성이 경찰에 체포된 당일 수 시간 조사를 받은 후 불기소 석방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문화정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여성의 석방 사실을 알리며 “이 여성은 자신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돌아다닌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신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에 어떻게 자신의 스냅챗 계정에 게시됐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해당 여성의 신원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도 보수성향이 강한 사우디에서 여성 풍속사범이 석방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같은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는 차 안에서 히잡을 써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사우디는 여성의 운전 자체를 금지할 정도다. 사우디는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전신을 가리는 아바야(Abaya)를 입고 히잡으로 머리카락까지 가려야 한다는 내용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초범이라도 수일간 구금되거나 벌금형을 받고, 상습적인 경우엔 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때문에 이같은 변화는 해당 사건을 향한 외신의 관심과 차기 정권 실세의 여성 정책 기조가 반영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CNN, NYT, AP 등 주요 외신은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사우디의 후진적 여성인권을 일제히 보도했다.

사우디의 왕위계승 1순위인 모하다브 빌산만 왕자도 여성을 위한 정책에 우호적이다. 그는 경제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2030’의 일환으로 여성의 교육과 사회활동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사우디인들은 30대의 젊은 왕자인 발산만이 여권 신장에 기여하는 리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 내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얼굴를 드러내고 도심 사무단지를 활보하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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