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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스토리] “반도체 산업 운명, ‘기술’ 아닌 ‘의식’에 달렸다”
뉴스종합| 2017-07-21 08:53
-‘반도체 서진설’ 현실화 머지 않았다, 긴장감 늦추지 말아야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역사의 수레바퀴는 늘 돌고 돕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지금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지만, 언제까지 이 영광이 계속될까요. 중국 같은 내수시장도, 투자여력도 없는데. 결국,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위기’를 ‘위기’로 제대로 보는 것입니다”

김태섭 바른전자 회장은 우리 반도체 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의식의 전환’을 꼽았다.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일 때는 꺾어야 할 목표가 뚜렷해 열심히 뛰지만, 정작 정상에 오르고 난 뒤에는 기업이든 사람이든 쉽게 나태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그래서 김 회장은 “우리 반도체 아래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일부러 강조한다.

“영원히 반도체 강국으로 군림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정상에 머무르는 시기를 어떻게 더욱 길게 연장하느냐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인데, 그때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각종 놀라운 기술은 개발자들이 더욱 잘 안다”며 “회사를 이끄는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안주하는 법 없이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주문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조적 혁신과 도전’이라는 바른전자의 경영이념에서 드러나듯 계속해서 내달려야만 기업과 산업이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갈 때까지 남은 시간은 약 2년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3%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자금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에 향후 굵직한 인수합병(M&A)이 몇 건만 이뤄져도 우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최근 반도체의 정의부터 관련 산업의 역사와 현황, 미래를 모두 담은 ‘규석기 시대의 반도체’라는 책을 집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반도체를 잘 모르는 일반인부터 전공자까지 관련 산업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미래를 준비하라는 마음에서다.

김 회장은 “초연결과 융합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씨앗은 결국 반도체가 될 것”이라며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반도체 산업의 패권이 미국→일본→한국→중국→인도로 넘어가고 있으며, 과거 일본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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