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
폭염·장마에 가전업계 ‘신바람’… 에어컨·제습기·건조기 ‘불티’
뉴스종합| 2017-07-25 08:15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비가 와도 더운상태가 지속되는 아열대성 기후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가전업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에어컨은 가전 필수품 자리를 확고히 했고, 제습기와 건조기 시장도 보조 가전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기록적인 더위를 보였던 2016년에 이어 올해도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미뤄졌던 ‘구매 결정’이 잇따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7월 9일~15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은 전 주 대비 0.5배, 지난달 동기 대비 2.3배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습기 판매량 역시 전 주 대비 3.7배,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8.4배 증가했다. 의류건조기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2016년 판매량보다 2.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직원들이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다.]

에어컨과 제습기, 의류건조기는 통상 ‘여름 계절 가전’으로 분류된다. 덥고 습한 한국 여름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경기 북부 지역에는 하루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남부지방은 간간히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35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름 가전 매출도 덩달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높은 기온과 높은 습기가 올해 여름의 특성이다. 비가와도 더운 상황이라 건조기 등 제습 가전 판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업계는 신이 났다. 지난해 기록적인 에어컨 판매를 고려해 여름가전 생산 시기를 두달 이상 앞당기며 재고 물량을 확보해 놓은 예상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55만대가 넘는 무풍 에어컨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안에 100만대 이상 판매 기록도 가능할 전망이다.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 ‘딥씽큐’를 탑재한 ‘휘센 듀얼 에어컨’이 가전 실적 효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이 제품은 설치 이후 사람이 주로 머무는 곳 등을 파악해 해당 공간에 냉기가 잘 도달하도록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제품이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를 앞세운 중견 가전업체의 여름 가전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배 넘게 증가하면서 작년 동기 대비 적자폭을 절반으로 줄였다. 동부대우전자 역시 인버터 벽걸이형 에어컨 2개 모델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에어컨 시장점유율이 1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습한 날씨는 제습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 6월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판매된 제습기 매출액은 직전 2주(6월15일~6월28일)보다 7배 넘게 늘었다. 전자랜드에서는 7월 제습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 올랐다. 의류건조기 시장도 활황이다.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10만대 가량이었으나 전기료 부담을 줄인 제품이 출시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는 30만대 가량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의 경우 전기료 걱정을 줄이는 신제품들이 나오면서 교체 수요가 큰폭으로 늘고 있다”면서 “여기에 2년 연속 폭염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이 미뤘던 구매 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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