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프랜차이즈 미스터리 ①] 치킨값 더 내려갈 수는 없나요?
뉴스종합| 2017-07-25 10:01
-일부 치킨값 인하에도 소비자 ‘비싸다’
-닭가공업체ㆍ프랜차이즈 본사 서로 ‘폭리’
-가맹점부담금ㆍ광고비 과다, 소비자몫 ‘부당’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비싸도 너무 비싸다”, “응 안먹어”….

치킨값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치킨값=비싸다’는 공식이 정해진듯 냉소와 비난이 쏟아진다.

25일 모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 따르면 “치킨값 이슈 당시 20% 정도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면서 “외식비 중 유독 치킨값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야속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얼마전 치킨업계는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인상안은 무산됐고 일부 업체들이 가격인하에 나섰지만, 치킨값 구조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비난은 크게 두 군데로 향한다. 생닭을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육가공업체와(중간유통상)과 치킨 소비자가격을 주도하는 프랜차이즈 본부 양쪽이다. 

[사진=1만5000~2만원에 이르는 치킨값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은 치킨 이미지.]

▶치킨값의 비밀=치킨 한마리를 먹기 위해서는 앙계농가-육가공(도계)업체-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을 거친다. 메이저 프랜차이즈에서는 주로 10호(920g~1kg) 닭이, 저가 프랜차이즈 치킨점에서는 삼계용닭인 7호(650~750g) 가 사용된다.

생닭 시세는 매일 오전 10시 대한양계협회와 한국육계협회가 고시한다. 이는 산지(産地)에서 결정되는 살아있는 닭 가격이다.

도계업체(하림ㆍ마니커ㆍ청솔 등)와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살아있는 닭 1kg을 기준으로 매기고 거래는 평균 1.5kg 중량의 마리(首)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세가 1500원이면 살아있는 닭 1.5kg(후에 통닭 1kg으로 변신)으로 계산해야 하니 원가가 2250원(1500원x1.5)이 된다고 설명한다. 2250원 닭을 도계업체는 가공(세척, 내장제거, 절단) 과정을 거쳐 프랜차이즈 본사에 평균 3500~4500원에 넘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여기에 물류비, 마진을 더해 가맹점에 공급한다. 가맹점주가 본부로부터 사들이는 닭은 4500~5200원선이다. 가맹점에서는 생닭을 튀겨내는 비용(파우더ㆍ기름)과 포장비와 무, 콜라 등 기타 부재료비를 합쳐 3000원 가량이 더해진다. 프라이드 치킨 기준 원재료만 8000원 정도 드는 셈이다. 시즈닝이나 소스 등이 추가되면 원가는 1만원 안팎으로 뛴다. 여기에 매장 임차료와 배달비, 인건비, 세금, 광고홍보비, 배달앱수수료 등 각종 운영비가 더해져 치킨 원가는 1만5000~6000원 치킨 기준 대략 1만1000원~2000원에 육박한다. 이는 물론 상권에 따른 고정 지출비 차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치킨업계 종사자들은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도계업체와 프랜차이즈의 떠넘기기= 치킨값 이슈가 도마에 오를 때마다 프랜차이즈업체와 육가공업체는 서로가 더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육가공업체 A사의 한 관계자는 “대량 소비처를 확보해야 하는 입장에서 하루에 수만 마리를 가져가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당연히 계약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갑을 관계를 암시했다. 그는 “치킨 가격 인상이 생닭 납품가격과 연동된다면 우리도 수혜를 입겠지만 이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치킨값이 올라 소비가 감소된다면 총거래량이 줄어 우리만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육가공업체의 주장을 반박한다. 닭을 생산 ·가공하는 국내 육계시장은 수직계열화가 94% 이상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닭을 초기 유통하는 전 과정을 기업이 주도해 큰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치킨값 인하가 가능하다’는 분석자료를 내놨다.

단체는 상위 5개 치킨(비비큐ㆍ네네치킨ㆍBHCㆍ교촌치킨ㆍ굽네치킨)의 자료 분석결과 “지난해 16%에서 131%까지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최고 2억의 투자비, 총 관리비의 30%를 웃도는 광고비는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부담금을 가맹점에 분담시키 때문에 치킨가격 인상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맹점 부담금, 광고판촉비 등이 줄어들면 치킨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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