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사드ㆍ불황 타격…상반기 유통 우울한 성적표
뉴스종합| 2017-07-31 09:29
-오프라인 유통 매출 2.9% 신장 그쳐
-백화점 0.9%, 대형마트 0% 매출 올라
-실적 낸 업체들도 부진한 모습 보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혹시나가 역시나’. 상반기 유통업계는 예견됐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문제로 면세점과 백화점 등 일선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상황속에서,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인한 불경기는 예년보다 더 큰 타격이 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을 집계한 결과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2.9%, 온라인은 13.1% 매출 신장률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매출 신장률은 6%였다. 불경기와 사드보복으로 큰 영향을 받았던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부진이 전체 유통업계의 성장을 발목잡았다.

한적한 모습의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특히 전체 소비에서 46.8%(백화점 23.3%, 대형마트 23.5%)를 차지하는 대형 유통시설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백화점은 신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9%, 대형마트는 0%였다.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변화하면서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한 탓도 있었지만, 사드와 불경기의 영향이 컸다.

롯데쇼핑이 지난 28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을 통해서도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한 자료에서 롯데쇼핑은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이 1.4% 감소한 7조4013억원, 영업이익은 49.0%이 감소한 8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과 큰 연관이 있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실적이 특히 나빴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2조80억원 가량으로 전년비 5.6% 감소했는데 중국에서만 매출액이 28.6% 역신장했다.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 줄었다. 이중 중국 매출 급감률은 94.9%에 달했다. 6월 말 기준으로 롯데마트의 중국 점포들은 74곳이 영업정지, 13곳은 임시휴업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지 못했다.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온라인에서도 오픈마켓보다는 직매입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직매입을 통해 중간 유통을 없애고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한 결과다.

이베이ㆍ11번가 등 온라인판매 중개몰들은 매출액이 8.8% 올랐는데, 온라인판매(티몬ㆍ위메프ㆍ롯데몰ㆍ이마트몰 등)몰 들은 25.1%의 매출신장률을 거뒀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ㆍ아모레와 LG생활건강 등, 사드보복과 관련된 유통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부진했다.

호텔신라는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 감소한 1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 줄어든 8997억원으로 집계됐다. ‘호텔레저’부문은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크게 올랐지만,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여행리테일(Travel RetailㆍTR) 부문 실적 감소가 눈에 띄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00억원, 8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 47%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1조4130억원, 영업이익은 13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7.8%, 영업이익은 57.9% 떨어진 수치다.

1분기와 2분기를 더한 상반기 실적에서는 3조2683억원으로 6.1%, 영업이익은 5089억원으로 30.2% 하락했다. LG생활건강도 면세 채널에서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여기에 최근들어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잠수함 실험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나빠진 상황이라 이들 업체들의 시름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올해를 넘어 내년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이번조사에서 편의점은 11.4%, 준대규모 점포(SSM)는 1.5%의 전년동기대비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편의점의 상승세는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는 1인가구의 증가로 소규모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더해진 불경기에, 정말 급하게 필요한 상품만을 오프라인에서 사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대량구매하는 소비 풍조가 정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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