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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場’ 개미들은 저가매수…기회 혹은 독
뉴스종합| 2017-08-01 10:12
- 저가매수 나선 개인, ‘옥석’ 저울질
- 최근 이틀간 IT대형주ㆍ사드 피해주 집중 매수
- 전문가 “저가매수 전략 유효, 다만 신중한 접근 필요”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국내 증시가 일부 조정을 거치자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 대상은 IT대형주와 사드 피해주, 2분기 실적 부진주 등 최근 하락폭이 컸던 종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를 통한 보수적인 대응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조정 장세를 보인 지난 2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강보합으로 장을 마친 지난 31일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ETF 제외)은 롯데쇼핑(275억원), 현대차(233억원), 삼성엔지니어링(146억원) 등 순이었다. 이들 종목은 사드 리스크 재부각 또는 2분기 실적 부진이 확인된 종목들로 이날 일제히 큰 낙폭을 보였다. 개인 순매수 10개 종목의 전일 대비 평균 하락률은 4.0%를 기록했다.

급락주를 사모으는 전략은 이전 장에서도 나타났다. IT대형주가 버블 우려 등으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던 지난 28일 개인들은 삼성전자(2507억원), SK하이닉스(907억원), 삼성전기(776억원) 등을 대거 장바구니에 담았다. 개인이 많이 담은 10개 종목은 하루 새 평균 4.8% 하락했다. 주가 조정기간을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낙폭과대주 또는 저평가 대형주를 저가매수하는 전략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옥석 가리기와 매수 타이밍 선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개인들이 순매수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업종 종목들은 업황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해 “주가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설비투자 증액, 삼성전자 3분기 감익 등이 IT대형주의 단기조정에 영향 미쳤다”며 “고점 논란이 있지만 주가 상승 속도보다 이익 전망치 상승 속도가 더 빨라 여전히 싸다”고 평가했다. 추정 실적 기준 IT대형주의 합산 PER(주가수익비율)은 7~8배에 머물고 있다.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종목은 유통과 화장품, 자동차 등 사드 피해주들이다. 개인이 전일 가장 많이 사들인 롯데쇼핑은 올 2분기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고 밝혀 장중 10.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보복조치 영향으로 국내외 백화점과 중국 할인점이 크게 감익했다”며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도 실적 불확실성 확대는 주가 모멘텀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드 피해가 드러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아모레퍼시픽 등도 추가 부진의 불안을 안고 있다.

김철영 KB증권 연구원은 “사드 리스크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어 리스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사드 영향을 받고 있는 화장품, 자동차 등 중국 소비관련주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재부각시키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THAAD)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기 때문에 한ㆍ중 갈등은 격화될 여지가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주가 급락을 호재로 삼고 기술적 반등을 노리는 매수 전략이 개인들의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업종 개선과 실적 반등 가능성이 충분히 확인된 후 매수하는 신중한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의 추세를 먼저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는 등 대응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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