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연출한 양정우(33) PD는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낙화암 밑 백마강 안내방송 내용이 수정됐다”고 전하면서 “제 개인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잘 됐다고 생각하며, 방송을 한 보람을 느낀다. 좋은 의미에서 국내 여행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알쓸신잡’은 충남 부여 여행에서 낙화암을 둘러싼 의자왕과 3천 궁녀에 대해 토크를 벌인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유시민은 승자들이 마음대로 각색한 역사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과, 당나라 소정방이 백마를 미끼로 용을 낚았다고 해서 지어진 조룡대 등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거의 ‘가짜 뉴스’급이 된 역사 이야기에 대한 지적이었다. 특히 그가 분노한 것은 낙화암 밑을 다니는 백마강 유람선의 안내방송 멘트였다.
“지금 여러분이 이용하고 있는 이 강은 백마강으로 낙화암이라는 바위가 있는데, 의자왕 20년에 백제가 당나라로 하여금 멸망할 때 적군의 노리개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하여 이렇게 낙화암에서 삼천궁녀가 치마폭에 얼굴을 감싸고 백마강에 몸을 던져 정절을 지켰다는 이야기처럼 우리 민족사의 여인들은 백의민족이며 정절을 중요시하는 순박한 여인들로서 이러한 여인을 아내로 맞은 우리 남자들은 퍽이나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문장이 맞지 않고 마침표도 없고, 말도 안된다. 이 많은 내용들이 모두 한 문장에 담겨있었다.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여성관을 그대로 보여주는 내용들이 국내 대표적 관광지에서 버젓이 방송으로 흘러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유시민은 화를 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어이 없는 내용들이 이 곳 말고도 전국 관광지에 또 있다고 생각하면, 이를 계기로 하나씩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유시민은 이미 신사임당의 이야기가 거의 빠져 있는 강릉의 오죽헌 안내판을 지적한 바 있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