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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자 대거 탈락해도 긴장감은 여전 스토리텔링 돋보인 ‘쇼미더머니’시즌6
엔터테인먼트| 2017-08-09 11:19
Mnet ‘쇼미더머니’시즌6에는 흥미로운 현상 하나가 발견된다. 실력자들의 대거 탈락인데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이변과 반전 현상을 너머 출연자들을 강하게 주목시키게 하는 고도의 스토리텔링이 발견된다. 물론 이런 방식은 ‘쇼미더머니’의 원칙과 방향성을 지켜나가는 범위내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정도에서 시도되고 있다.

‘쇼미더머니’가 시즌6까지 왔다. 전 시즌과는 다른 차별성을 만들어야 하고 출연한 래퍼들을 주목시켜야 하는 과제를 수행한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쇼미더머니’에는 재수생, 삼수생 등 이미 1~2차례 출연했던 레퍼들도 꽤 많이 나와 자칫 ‘그 얼굴이 그 얼굴’이 될 수도 있는 마당에 차별적이면서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을 부여하기는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Mnet ‘쇼미더머니’ 시즌6의 한장면.

그런 환경속에서 ‘쇼미더머니’ 시즌6는 이를 아주 영민하게 풀어가고 있다. 주목도도 높이고 긴장감도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시즌6의 스토리텔링적 특성을 조금 단순화하면 이렇다. 초반부터 실력있는 몇몇 래퍼들을 엄청 띄웠다. 프로듀서들은 이들을 극찬했다. 어벤저스, 레전드라며. 그러다 초반 2~3주만에 이들을 1대1 대결 등으로 대거 탈락시켰다. ‘페노메코, 보이비, 이그니토가 벌써 탈락하다니’와 같은 제목을 단 기사들이 속출했다. 지난 4일에도 우승후보로 꼽혔던 실력파 래퍼 더블케이와 올티가 탈락했다. 이제 초반에 엄청 띄운 실력파 래퍼는 넉살과 주노플로 등 몇 명 남지 않았을 정도다.

‘언프리티랩스타2’ 우승자인 트루디의 초반 탈락이나 이전에도 출연했던 면도의 탈락은 별로 화제가 되지 않을 정도다.

엄청나게 띄워진 실력파 래퍼들이 탈락하자, 이들을 이긴 상대에게 주목이 가는 건 당연하다. 이중에는 신인들도 있다. 우승후보로도 거론되던 래퍼는 1대1 랩배틀에서 가장 만만한 상대를 골랐는데, 그 상대에게 당했기 때문에 그 상대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페노메코를 누른 에이솔은 모르는 사람이 많았지만 단번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 이그니토를 이긴 우원재, 보이비를 이긴 블랙나인도 다크호스로 부각됐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져 탈락한 실력자들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우승까지 할 것 같다던 페노메코는 초반 잠깐 봤을 뿐이다. 그런데도 괜찮은 이미지를 남겼다.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이기고, 어떻게 졌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에는 프로듀서들이 심사의 원칙을 하나 제시함으로써 ‘윈윈전략’이 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지난 시즌에는 별로 나오지 않다가 이번에 구체화됐다.

떨어져서 타격 받지 않고, 이겨서 주목받는 것이다. 프로듀서들은 4일 면도를 탈락시키면서 라이노, 조우찬처럼 이번에 나온 애들에게 좀 더 기회를 주고싶다고 했고, 에이솔과 피타입 둘 다 가사 실수를 하자 “신예에게 기회를 좀 더 주자”는 심사 방침을 밝혔다.

사실 페노메코-에이솔전에서 페노메코가 이겼다고 해도 공정성에서 문제될 건 없었지만, 올해 시즌에는 유난히 신인과 기회를 많이 못가진 래퍼들을 배려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블케이의 탈락도 실력부족이라기 보다는 순간실수와 신인들에 더 많은 기회부여라는 점에서 이해됐다.

개인적으로 ‘쇼미더머니’시즌6의 심사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계급장 떼고 싸우는 듯한 구조는 좋다. 신인들도 실력만 발휘하면 되지 않은가.

‘쇼미더머니’ 시즌6가 비슷한 상황이면 신예에게 더 기회를 주겠다는 원칙과 방향성은 좋지만 그 균형만은 잘 지켜져야 할 듯히다. 이미 힙합신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성래퍼에 대한 지나친 배려가 ‘인맥힙합’이라는 부정적 반응을 낳을 수 있듯이, 이 방식도 적당히 사용하면 좋은 약이 되지만 과도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전체 판이 흔들릴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그 균형이 그런대로 잘 유지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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