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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상반기 실적 결산] 신탁수주 늘리고 몸집 부풀리고…한토신·한자신만 ‘쑥쑥’
부동산| 2017-08-21 11:39
영업이익률 70% 안팎 ‘수익괴물’
차입신탁 독점…재건축 특수도

부동산 신탁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업계 양대산맥인 한국토지신탁(한토신ㆍ회장 차정훈)과 한국자산신탁(한자신ㆍ회장 문주현)은 경쟁하듯 신탁수주를 늘리며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업계 1위인 한토신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12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5억원에 비해 42.1%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14억 원에서 833억원으로 62.1%나 뛰었다.

그 뒤를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는 한자신은 1년 새 매출이 588억원에서 997억원으로 70%나 늘었고, 영업이익은 399억원에서 778억원으로 두 배로 폭증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68.5%와 78.0%로 상장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문이 많이 남는 장사를 한 덕에 직원 평균 연봉도 각각 7400만원과 4400만원으로 대형건설사(2700만~4200만원)보다 높다.

신탁업계의 선두주자들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실적을 키우고 있는 것은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를 급격히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탁사들의 주된 수익원이 되는 토지신탁은 위탁자가 건설자금을 조달하는 관리형과 신탁사가 조달하는 차입형으로 나뉜다. 차입형은 신탁사가 자금 부담을 지는 만큼 수익도 높다.

특히 한자신은 2014년 449억원에 불과했던 차입형 신탁이 지난해에는 1792억원으로 네 배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138억원의 수주를 했다. 한토신도 상반기에만 500억원 이상의 차입형 토지신탁 규모를 늘렸다.

여기에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지난해 개정되면서 신탁사들이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먹거리를 늘리는 계기가 됐다.

문제는 차입형 신탁이 ‘고위험 고수익’인 상품인 탓에 이에 의존한 가파른 성장이 불안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부동산 경기의 활황으로 분양 성적이 좋아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두 회사들이 주로 사업을 벌이는 곳이 정부 대책을 비껴간 지방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전망도 내놓지만, 지방의 경우 과잉공급으로 인한 미분양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위 신탁사들은 높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차입형 신탁을 과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정비사업과 도시재생 등의 물량 증가로 한동안 먹을거리는 늘어나겠지만 실적이 커지는 만큼 불안요소도 커지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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