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혁신경제 앞당기려면 규제혁파·인식변화 절실”
뉴스종합| 2017-08-24 09:31
-“SW벤처 ‘미래가치’ 중시하는 반면, HW벤처 ‘현재 규모’ 따져”
-“4차 산업혁명 성공하려면 ‘클라우드·데이터’ 장벽, 부처 간 칸막이 무너뜨려야”


[서귀포=이슬기 기자] “서비스·소프트웨어(SW)벤처와 제조벤처 사이의 차별적 인식을 타파하고, 다시금 고개 들고 있는 각종 규제를 혁파해야만 진정한 혁신경제 생태계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는 등 창업·벤처 활성화에 무게를 둔 경제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업종에 근거한 차별적 벤처인식 변화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막는 규제혁파가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사진=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23일부터 25일까지 제주 서귀포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벤처썸머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24일 제주 서귀포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기부가 출범하면서 여러 혁신벤처단체 또는 기업의 활약이 기대된다”며 “이미 상당한 규모를 갖춘 대기업 생태계와 벤처 생태계가 조화롭게 엮이고, 시너지를 내기 시작한다면 대한민국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다만, 최근 감소하고 있는 제조업 기반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려면 반드시 외화유입 확대가 필요하고, 현재 외화매출의 대부분은 제조업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SW나 서비스 업종의 벤처기업을 평가할 때는 ‘미래가치’를 보면서, 제조벤처를 볼 때는 현재의 규모와 가치만을 본다”고 안 회장은 꼬집었다.

그는 “결국 제조벤처는 회사 운영의 핵심인 자금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벤처캐피털(VC)의 투자도 대부분 SW·서비스 분야로만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을 버리고 제조업과 SW·서비스 산업의 융합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규제’에 대한 혁파 요구도 나왔다.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려면 우리 사회와 공공부문에 만연한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규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최근 다시 극심해진 이유는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중요한 클라우드와 데이터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금융·교육·헬스케어 등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클라우드에 올려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해야 인공지능화 같은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사실상 원천봉쇄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이 문제가 해결돼도 이후 로봇과 수술, 헬스케어와 통신 등 산업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부처 간 칸막이’라는 전통적인 걸림돌이 다시 한 번 ‘이중작용’을 하게 된다”며 “‘사전규제’보다는 미국과 중국 같은 ‘사후규제’로 제도를 전환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벤처·스타트업 간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최근 4~5년간 투자 규모가 커지는 등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며 “그러나 중국과 유럽은 물론, 인도나 베트남에서도 더 빠른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이 일어나고 있음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우리의 변화가 늦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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