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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저장하는 투명종이 개발…웨어러블 기기ㆍ건물외벽 적용 가능
뉴스종합| 2017-08-29 11:32
- 기계硏-KAIST 연구팀, 빛의 양 따른 투과도 조절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사례. 운전자 김대한씨의 자동차 유리창에는 광반응 전기변색을 이용한 투명 종이가 코팅돼 있다. 한 여름 뙤약볕이 내리쬘 때는 유리가 어두워져 빛을 차단하고, 빛이 약할 때는 다시 유리가 밝아져 밤 운전도 걱정이 없다. 빛에 따라 유리의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기존 윈도 썬팅 필름처럼 틴팅을 너무 진하게 해서 야간 시야 확보가 안 되거나 약한 틴팅으로 열 차단 효과가 낮아 내부가 뜨거울 일도 없다.

자외선을 쬐면 피부를 검게 태우는 멜라닌 색소 원리를 응용해 유연하면서도 휴대가 가능한 광반응 전기변색 투명 종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빛의 양에 따른 투과도 조절이 가능하면서도 종이처럼 유연한 소재로 만들 수 있고, 외부의 전원 없이도 구동이 가능해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빛의 밝기에 따라 변색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광반응 전기변색 투명 종이. 빛이 강하면 어둡게해 빛을 조금만 통과시키고, 빛이 약할때는 전부 통과시킨다.[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은 나노응용역학연구실 현승민 박사와 KAIST 한승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빛에 따라 투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고 에너지 저장 기능과 유연성을 갖춘 휴대형 투명 종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광반응 전기변색 투명 종이는 빛이 강할 때는 검게 변해 빛을 차단하고 빛이 약할 때는 투명하게 변해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외부의 전력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투명한 유리로 만들기 때문에 이동성이 떨어지고 유연한 제품에는 활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나노 셀룰로오스를 이용해 유연한 광반응 전기변색 투명 종이를 제조했다. 나무에서 추출하는 셀룰로오스는 인체 친화적일 뿐 아니라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나노 수준으로 미세하게 가공해 빛 투과도 99.1%의 투명한 종이를 만들고, 그 위에 은 나노선과 환원 그래핀 복합체를 아주 얇은 나노 그물망 형태로 만들면 전기가 잘 통하는 투명한 종이가 된다.

이렇게 제작한 투명 종이 위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성질을 갖는 텅스텐 산화물을 나노 입자로 코팅했다.

여름철 냉방이 필요한 공간의 에너지 절감 효과도 탁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투명 종이를 상자 벽면에 부착해 내부의 온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전기변색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는 온도가 31% 증가했지만 광반응에 따라 상자가 검게 변하자 8%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현승민 박사는 “우리 피부를 빛에 따라 태우는 멜라닌 색소의 작용을 보면서 얻은 아이디어로 기존 전기변색 제품의 휴대성과 유연성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라며 “작게는 웨어러블 제품부터 크게는 대형 건물의 외벽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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