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 여자편이 성공했고 남자편은 더 큰 성공을 거두면서 ‘슈퍼스타K’이후와 비슷한 양상들이 전개되고 있다.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 오는 10월 28일 시작되며 오디션 프로 연출자인 한동철 PD가 CJ E&M에서 나와 YG엔터테인먼트로 간 이후 JTBC와 손잡고 오는 10~11월 오디션프로그램을 출범시킨다.
‘프로듀스 101’가 두 차례의 시즌을 통해 성공모델임이 검증되면서 동종 프로그램 제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새롭게 생겨나는 프로그램들은 비슷한 환경에서 출발하지만‘프로듀스 101’과는 차별화된 방향을 찾을 것이며, 참가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Mnet ‘슈스케‘때와는 다른 우려 하나가 제기되고 있다. ‘프로듀스 101’과 유사 프로그램의 잇딴 등장으로 업계 생태계의 건강성이 유지될 것이냐의 문제다.
‘슈스케’와 그 이후 나온 ‘위대한 탄생’ 등은 악마의 편집 등 자극성을 동반해도 방송국이 권한을 가져가지는 않았다.
콘텐츠의 흥행을 위해, 다시 말해 시청자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자극적인 편집을 했다면, ‘프듀‘ 이후의 프로그램들은 조금 과장해서 방송국이 아이돌을 독점하는 구조로 나아갈 수도 있다.
방송을 통해 엄청난 팬덤을 지닌 ‘옥동자’가 탄생했는데, 그 권한과 알맹이를 콘서트와 음원 수익 등으로 방송사가 가져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는다면 악마의 편집이 악용될 수도 있다. 방송국에서 이해관계와 연결된 팀에게 편집을 과하게 할 수도 있다.
물론 프로그램들이 론칭되면 상황이 이렇게 된다는 말은 아니다.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슈스케’가 이를 악용하는 것과는 다른 구조라는 얘기다.
아이돌을 꿈꾸는 사람, 아이돌을 했는데 별로 잘 안되고 있는 사람, 오갈데 없는 연습생들에게 막차를 태워 급행열차가 돼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쏠림현상으로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SM, YG 등 대형 기획제작사들은 살아남겠지만, 중소기획사들은 이들 프로그램들에 출연자를 제공해주는 하부구조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래서 ‘프듀101‘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업계와 윈윈하는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중소 기획자들을 들러리 서게 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프듀101’이후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들도 거의 시청자들이 100% 뽑게 해 엄청난 팬덤을 만들어낼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이 직접 뽑았기 때문에 운용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하고 말할 수 있는 ‘간섭 팬덤’이 생긴다. 이는 아이돌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의 쏠림현상은 연습생 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프듀101’은 연습생이나 빛 못보는 아이돌들이 탈 수 있는 유일한 급행열차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급행열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모두 KTX를 출범시키면 언젠가는 빠르다는 느낌이 안들 수도 있다. 어쨌든 ‘프듀101’이후 등장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결국 옥석이 가려지겠지만, 음악산업 생태계를 교란시키지 않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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