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반
“후한 인심·따뜻한 미소…한국인 속정, 제 블로그에서 느끼세요”
라이프| 2017-08-30 11:23
-‘대미소’ 선배 봉사활동에 감동 지원
플래시몹·통역 등 한국 알리기 앞장
-풍요로운 문화·친절한 마음에 푹~
자신의 블로그에 일상 생활 포스팅
“‘제2의 고향’ 한국 평생 간직하고파”


파키스탄 국적의 마지드 무스타크는 한국외대 산업경영학과 학생이다. 그런데 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이다. 바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대학생 미소국가대표.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6개월가량 앞둔 가운데, 그는 연일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어요’라는 문구를 새긴 푸른 셔츠를 입고, 외국인과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났다.

여의도 공원에서 평창올림픽을 홍보하고 있는 마지드 무스타크.

최근에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을 찾았다. 무스타크와 한국인 대미소 일행은 여의나루역부터 시민공원까지 피켓을 들고 다니며 내외국인들을 상대로 “헬로우 평창(Hello PyeongChang)”을 외쳤다.

평창올림픽 공식 음원인 ‘챔피언은 바로 너’라는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타이틀 패러디곡에 맞춰 플래시몹을 펼치자 시민, 외국인관광객의 갈채가 쏟아진다.

이번엔 친절서약 접수 창구에 섰다. 친절서약에 동참하면 인스타그램 박스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무스타크를 포함한 대미소 일행은 게임 진행자가 되기도 한다. 평창올림픽 미니 체험존과 에어볼 퀴즈존, 타투 체험 존, 평창올림기 경기종목 퍼즐 맞추기 이벤트 존 등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의 체험을 돕는다. 전통 부채에 K스마일 로고를 그려 나만의 부채를 만들 수 있는 ‘만들기 존’은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무스타크가 태극 마크를 단 것은 작년 이태원에서 활동하던 선배 대미소들이 모국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에 감동해, 전격 지원서를 낸 것이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에서 많은 정과 매력을 느꼈기에 “내가 얼마나 한국을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작용했다고 한다. 아울러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인지를 알리고 싶기도 했다.

“이제 한국은 마치 제 고향처럼 익숙하고 따뜻합니다. 법률상 외국인이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만큼은 한국인 못지 않을 거라 자부합니다. 고국인 파키스탄의 아름다움, 마음의 고향인 한국의 매력을 알리는 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인사동에서 미소가득팀원과 K-스마일 캠페인 중 외국인 관광객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처음 한국에 왔을때, 지나가는 행인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목적지까지 동행 안내해주기도 했다고 회고 했다. 칠레인 절친이 지갑을 잃어버렸다가 한국 경찰의 도움으로 현금 1000달러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지갑을 되찾았던 일화도 떠올렸다.

무스타크는 특히 우리 전통시장의 인심에 반했다. 어르신 상인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더 큰 관심을 가져주고 물건값도 깎아주셨다고 한다.

그는 고국 가족과 친구들이 자신을 많이 부러워한다고 전했다. 고국에서 한국 대중문화와 한국산 제품을 많이 선호하는데, “문화가 풍요로운 한국에서 살고 있으니 좋겠당~”하는 부러움이다.

“친절과 환대야말로 모든 한국인들이 공유하는 DNA인 것 같습니다. 웃음은 첫 인상은 좋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아직 깊은 속정을 미소로 표현하지 못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요, 한국인의 속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친절한 마음을 보여주는 데에는 따뜻한 미소가 최고의 방법 아닐까요.”

무스타크는 이제 한국인 이웃을 ‘미소 넘치는 바다’로 인도할 정도로 한국에 푹 빠졌다. 그는 “인사동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려주고 그들의 이름을 한국어로 쓰는 이벤트를 했다. 많은 외국인들이 호응해줘서 즐거웠다.
미국에 체류하면서 배운 영어 실력으로, 한국인 학생들이 어려워하던 통역 역할을 했다. 지나가는 외국인을 붙잡고 직접 평창올림픽에 대해 설명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도 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내가 한국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일상을 포스팅하는 블로그(koreadiaries.com)를 운영중이다. 한국 생활을 기록해 평생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무스타크는 “내 블로그에서 한국의 매력을 발견하는 외국인이 많기를 기대한다”면서 “제2의 고향이 나에게 보낸 사랑에, 작은 보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소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이 무스타크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란다. 그는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의 매력에 푹 빠진 또래의 외국인 유학생, 청년들에게 미소국가대표 활동을 권한다. 9월부터 새로 시작하는 17기 미소국가대표에도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무스타크의 눈빛은 한국을 그 보다 덜 사랑하는 한국인들을 부끄럽게 한다. “정말, 고마워~ 마지드 무스타크!”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