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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 故이호철 작가 이름 딴 ‘통일로 문학상’ 제정
뉴스종합| 2017-09-06 14:06
-서울 은평구, 6일 프레스센터에서 제정선포식
-제1회 수상자는 재일 조선인 출신 김석범 작가
-“통일될 때까지 세계적 수준 상으로 만들겠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우리 시대가 가장 먼저 지향해야 할 가치인 ‘통일’을 주제로 한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은평구의 주도로 제정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6일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 선포식 및 기자회견’에서 “고(故) 이호철 선생은 우리 시대 큰 아픔인 전쟁, 분단을 문학으로 치유하려 한 국내 대표작가”라며 “올해 처음 시상식이 개최되는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통일이 될 때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상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호철 작가 생전 모습. [헤럴드DB]

구는 은평구 통일로에 50년 이상 살며 ‘남녘사람 북녘사람’, ‘판문점’ 등 한국전쟁 전후 배경으로 소설 집필활동을 하다 지난해 9월 85세 나이로 타계한 이호철 작가의 정신을 기리고자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정했다. 구 관계자는 “취지에 공감한 학계와 여러 문학인의 도움도 받았다”며 “이들 중심으로 자문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추천선고위원회,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어 추진 사업이 순항을 탔다”고 했다.

이 가운데 운영위원회 간사로 사업에 참여한 고명철 광운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취지문을 낭독하며 “은평구는 남북 분단을 잇는 교통의 주요 요충지로, 이호철 문학상을 제정하기에 적임지”라며 “평화정신을 담고 있는 이호철 선생의 문학관을 전 지구적 차원으로 심화,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구는 제1회 이호철 문학상 수상 작가도 발표했다. 이호철 작가 정신을 잇고 있는 국내ㆍ외 여러 작가들을 선정한 후 문학계 원로들이 모인 심사위원회가 작가를 추려냈다.

[사진=6일 김우영 서울은평구청장이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초대 수상작가로는 일본 오사카 출신의 재일 조선인인 김석범 작가가 이름에 올랐다. 지난 1957년 제주 4ㆍ3사건에 대한 소설 ‘까마귀’로 제주 4ㆍ3사건 진상을 알린 김 작가는 1976년부터 21년 간 같은 사건 직전 이야기인 소설 ‘화산도’를 원고지 3만매 분량으로 집필, 국내ㆍ외 문학계에 한 획은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특별상은 김숨 작가에게 돌아갔다. 지난 1997년 ‘느림에 대하여’로 첫 창작활동을 한 후 ‘투견’, ‘국수’, ‘L의 운동화’ 등 소설로 이해와 연민, 사랑이란 주제 의식을 형상화한 김 작가는 최근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그린 소설 ‘한 명’으로 다시 주목받은 바 있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족 간 대립과 분쟁, 갈등과 충돌 등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쓴 작가에게 상을 수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우영 구청장은 또 “이호철 선생이 생전 북한산을 자주 다닌 점을 참고해 북한산 일대에 이호철 기념관 건립사업도 추진 중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두 작가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17일 경기 파주시에 있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개최된다. 제정을 기념하기 위해 같은 달 16일과 18일에는 녹번동 은평예술회관에서 각각 이호철 작가 관련 심포지엄과 수상자 김석범 작가의 기조강연도 마련될 예정이다.

궁금한 점은 구청 문화관광과(02-351-6502)로 물어보면 된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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