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국회로 넘어온 인사亂…與가 잡는 박성진, 국민의당에 떠는 김명수
뉴스종합| 2017-09-13 09:34
-박성진 후보자 여당 내에서도 비토 분위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제2의 김이수’ 될까 고심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박 후보자는 통상 아군 역할을 해야할 여당에서도 반발했고, 김 후보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국민의당이 두렵다.

김 후보자는 개인 비리보다 좌파적 성향이 문제가 됐다. 따라서 자유한국당보다 진보적인 국민의당이 반발하리라고 예상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본회의 투표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기류가 팽배해졌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키를 쥔 국민의당도 김명수 후보자의 운명을 예단하기 어렵다. 자유투표로 가는 분위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당 의원은 김이수 후보자 표결과 관련 “밖에 있다가 다른 의원이 ‘투표하러 가자’고 해서 갔다”며 “소신껏 엑스표 쳤다”고 했다.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한 중진 의원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만 잡으려고 했었다”며 “그것은 오판이었다”고 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이 종잡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셈이다. 김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하려니 ‘김이수 사태’와 같은 돌발상황이 무섭고, 개개인과 접촉하자니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

현재 국민의당은 좋게 말하면 ‘개인이 헌법기관으로 소신을 다하는 상태’고 나쁘게 말하면 ‘머리가 없는 상태’다.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은 지금 계파가 없다”고 단언했다.

호남 출신인 김이수 후보자가 ‘동향 프리미엄’을 안고도 국민의당 마음을 얻지 못한 점도 이를 반증한다. 국민의당 내부에 계파가 통솔력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의원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도 이제 의원이시기 때문에 제가 하나하나 상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런데 김명수 후보자는 이런 동향 프리미엄도 없다.

박 후보자의 경우에는 여당이 골치거리다. 통상 아군으로 지원사격을 해야할 민주당이 ‘뉴라이트 역사관’을 이유로 박 후보자를 공격하고 나섰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미 긴급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의 거취를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박 후보자를 적격으로 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이 12일 예정됐던 청문보고서 채택을 13일로 미루면서 사실상 ‘자진사퇴 권고가 아니냐’는 해석도 이어졌다.

장관 후보자는 국회 동의가 필요없기 때문에 강행해도 그만이지만 ‘우리 편’인 여당의 말을 안 들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박 후보자 카드를 버리면 인사검증 시스템이 부실했다는 책임론을 벗어날 수 없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청와대는 현재의 인사라인에 대한 근원적이고 심각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김이수 후보자,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 차관급 이상에서 6명의 공직자가 낙마했다. 박 후보자까지 낙마하면 야권이 주장하는 청와대 인사 난맥, 부실 검증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박 후보자에 대한 여당의 부적격 입장이 자칫 조 민정수석에 대한 불신임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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