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원화 약세에…8월 외화예금 19.7억달러↓
뉴스종합| 2017-09-15 06:00
지정학적 리스크에 환율 급등
“달러 비쌀 때 팔자” 러시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정학적 리스크로 원화가 줄곧 약세를 보이자 환차익을 염두한 외화 거래가 늘면서 외화예금이 20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671억4000만 달러로 전월(691억1000만 달러)보다 19억7000만 달러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 진출 외국 기업들의 외화예금을 뜻한다.


통화별로 보면, 모든 외국 통화의 예금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위안화의 경우 11억9000만 달러에서 9억9000만 달러로 16.8%나 줄었다. 엔화도 44억7000만 달러에서 37억5000만 달러로 16.1% 축소됐으며, 유로화도 26억1000만달러에서 23억9000만 달러로 8.4% 적어졌다. 달러화도 590억3000만 달러에서 583억3000만 달러로 7억 달러(0.1%)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의 외화예금이 574억1000만 달러로 전월(593억8000만 달러)보다 3.3% 감소했다. 다만 외은지점은 97억3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업 예금이 553억3000만 달러로 전월(565억4000만 달러)보다 12억1000만 달러 줄었고, 개인도 125억7000만 달러에서 118억1000만 달러로 7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처럼 외화예금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원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에 이어 8월에는 핵실험까지 단행하자 원화가 다른 통화들에 비해 약세를 보여왔다. 실제로 원/엔화 재정환율의 경우 지난달 14일 100엔당 1049.9원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난 7월부터 커지기 시작해 비단 8월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실제로 7월에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달러 예금이 541억9000만 달러에서 590억 달러로 8.9% 늘어나는 등 전체 외화예금이 55억 달러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 달 이상 지속하자 오히려 경제주체들이 원화 약세 상황을 활용해 보유 외화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외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로 받은 달러나 엔화 등을 원화로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대일 수출 중견기업들이 원화로 환전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