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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KAI 부사장 숨진채 발견
뉴스종합| 2017-09-21 11:22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다” 유서
분식회계 수사 압박감 느낀 듯


분식회계 등 경영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김인식(65ㆍ사진) 부사장이 21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하성용 전 사장과는 고등학교 동기 동창인 김 부사장이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남경찰청은 “21일 김 부사장이 오전 8시 42분 경 경남 사천시 사남면 월성리 자택 아파트 베란다에서 목을 맨 채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이 직원은 이날 김 부사장이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아파트를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과 직원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에선 A4 용지 3장에 자필로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한 장은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일감 몰아주기 대가로 협력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일 긴급체포된 하성용 전 KAI 대표와 직원들에게 남긴 것으로 파악된다. 김 부사장은 유서를 통해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며 “회사 직원분들께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산ㆍ경영 비리와 관련해선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AI가 분식회계, 채용 비리, 원가 부풀리기를 통해 개발비를 편취해왔다는 의혹에 따라 하성용 전 대표를 지난 20일 긴급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하 전 대표 재직 시절인 2013~2016년 이라크 공군기지 재건 사업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등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회계 분식이 이뤄진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김 부사장은 경북 출신으로 하 전 대표와 경북고 동기로 하 전 대표 재직 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52년생인 김 부사장은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제8전투비행단 통제기조종사, 합참의장 보좌관, 국방부 KFP사업단 주미사업실장, 항공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준장으로 전역한 그는 2006년 KAI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주재사무소장으로 민간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수출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수출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라크 FA-50 경공격기 등의 수출을 성사한 인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이 고등훈련기 사업처장, 항공사업단장, 수출사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등 KAI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해온 만큼 개발비 편취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고리다. 김 부사장은 최근 KAI에서 불거진 방산ㆍ경영 비리와 관련, 현재까지 검찰 조사를 받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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