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생활 속 측정표준을 알자]미터의 기준은 무엇일까?
뉴스종합| 2017-10-05 01:36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1 미터는 얼마나 되는 길이일까? 대충 가늠이 아니라 정확히 얼마냐고 묻는 거라면? 미터법의 시초는 18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 제안된 미터법이다. 1790년 프랑스 정치가 탈레랑의 제안으로 처음 미터법이 등장했고 1875년 세계 17개국이 미터조약을 체결하면서 국제적인 단위계로 발전하게 됐다.

미터협약 이전에 이미 미터법을 수용한 나라들은 자국의 미터원기가 얼마나 정확한지 프랑스에 검사를 요청해야 했다. 덕분에 프랑스는 강대국 노릇을 할 수 있었다. 
1889년 90%의 백금과 10%의 이리듐의 합금으로 만들어진 미터원기.[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그런데 미터원기 자체가 마모되고 손상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1837년에는 바이에른의 한 과학자가 원기의 끝 부분에 생채기가 난 것을 발견했다. 1864년에는 현미경 검사를 통해 한 면에 흠집이 난 사실도 발견했다. 게다가 화학자들은 순수하다고 여겼던 백금 자체가 이리듐이란 금속과 섞여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즉 온도에 따른 미터원기의 팽창률이 순수한 백금일 때보다 복잡해진다는 의미였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미터원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새로운 원기는 90%의 백금과 10%의 이리듐의 합금으로 당시 미터법을 사용하는 나라의 수만큼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하나를 대표 원기로 삼았다. 그 결과 1889년 열린 제1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새로운 국제 미터원기가 공표됐다. 이때부터 국제미터원기의 길이가 미터의 정의가 된 것이다. 
1983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새롭게 제정된 요오드 안정화 헬륨네온 레이저 미터원기.[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하지만 이 정의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건 아니다. 1983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이보다 훨씬 복잡한 다음과 같은 정의로 바뀌었다.

“미터는 빛이 진공에서 299 792 458분의 1 초 동안 진행한 경로의 길이다.”

자릿수가 길면 숫자를 쉽게 읽기가 어렵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세 자리마다 구분을 지어 반점(,)을 찍는 표기 방식을 흔히 쓰고 있다. 하지만 국제단위계(SI)에서는 이 경우 반점을 쓰지 말고, 빈 칸을 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299,792,458’과 같이 표기하지 않고, ‘299 792 458’로 표기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도움말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구본혁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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