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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댓글공작’ 전직 사이버사령관들 일제히 검찰 출석
뉴스종합| 2017-10-11 15:29
-檢, 압수수색 당일 피의자로 불러 조사
-국방장관 직할부대…김관진 소환 촉각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을 불러 조사에 나섰다.

연 전 사령관은 11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도 뒤이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고 있다.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이 11일 오후 박근혜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이날 새벽부터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 의혹과 관련해 연제욱,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주거지도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은 MB정부 시절인 2012년 18대 대선과 총선 때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 받으며 정치ㆍ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개인 문서 등을 바탕으로 MB정부 당시 국방부와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경위와 김관진 전 국방장관의 지시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김 전 장관은 출국금지된 상태다.

연 전 사령관과 옥 전 사령관은 각각 사이버사령부의 2ㆍ3대 사령관을 지냈다. 2011년부터 2012년 10월까지 사이버사령관으로 근무한 연 전 사령관은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방비서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 후임으로 옥 전 사령관이 부임해 2014년 4월까지 사이버사령관으로 재직했다. 육군 중장 출신인 임 전 실장은 2011∼2013년 국방부에서 정책실장으로 일했다.

연 전 사령관과 옥 전 사령관은 지난 2014년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과 관련해 군 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각각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군 검찰은 김관진 전 국방장관에 대해선 서면조사도 없이 수사를 마무리해 논란을 야기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 [사진=헤럴드경제DB]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최근 확보한 옥 전 사령관과 이태하 전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장의 통화 녹취록에서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활동이 김 전 장관의 지시로 이뤄진 정황이 나오면서 수사는 새 국면을 맞았다.

당시 댓글공작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이 전 단장은 통화에서 “부하들이 무슨 죄가 있냐. (김관진) 장관이 시킨 것”이라며 옥 전 사령관에게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공작이 심리전단의 일탈이 아닌 국방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치관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단장은 올해 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다.

사이버사령부는 일반 부대와 달리 국방장관의 지휘통제를 받는 직할부대여서 사이버사령관의 직속상관도 국방장관이다. 녹취록에는 김 전 장관에게 사이버사의 댓글활동을 보고한 내용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 전 장관을 불러 군의 댓글공작 전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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