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2017 국감]진보 교육감의 상징 ‘혁신학교’, 깡통 학생 양성소?
뉴스종합| 2017-10-12 14:16
-혁신학교 기초학력 미달 평균보다 3배 높아
-“수업내용 전혀 이해 못하는 수준” 혁신고교생 40% 보통 학력 안돼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혁신학교 고교생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전국 고교 평균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학교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겠다”면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경기도 교육감 재임시점 도입한 학교모델이다. 주로 진보 성향 교육감이 혁신학교 도입에 적극적이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혁신학교 학업성취수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추도 평가’에서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에 달했다. 전국 고교평균은 4.5%다. 혁신학교 중학생의 기초학력 미달은 5%로 역시 전국 평균 3.6%보다 높았다.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는 학업 성취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중3과 고2를 대상으로 치르는 시험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성적에 따라 ‘보통 학력’(100점 만점에 50점 이상 수준) ‘기초 학력’(20~50점) ‘기초 학력 미달’(20점 미만)로 구분한다.

김용진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교사는 “기초 학력 미달자는 수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시험 볼 의지가 거의 없는 ‘공포자’(공부를 포기한 자)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가에서 고교 혁신학교는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59.6%로 전국 평균(82.8%)보다 낮은 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기초 학력 비율은 28.5%로 전국 평균(12.7%)의 2배 이상이었다. 기초 학력 이하(미달자 포함) 학업 성취도를 보인 혁신학교 고교생은 10명 가운데 4명꼴인 40.4%에 달했다.

과목별 학업 성취도에서는 고교 혁신학교의 기초 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영어는 혁신학교 미달자 비율이 14.4%(전국 평균 5.1%), 수학은 12.9% (전국 평균 5.3%)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충북 지역 혁신학교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충북 지역 전체 평균(2%)의 11배 수준인 22.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천 19.5%, 전북 16.3%, 서울 15.3%, 경남 11.6% 순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혁신학교는 ‘줄 세우기’ 교육을 벗어나자는 취지로 도입된 만큼 성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교육 여건이 취약한 학교들이 혁신학교로 지정되는 경우가 흔해서 기초 학력 미달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5~2016년 전국 고교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은 4.2%→4.5%로 소폭 늘어난 데 반해 혁신학교는 7.9%→11.9%로 증가 폭이 컸다.

중학교, 고등학교 학업성취도 전과목에서 혁신학교의 학업성취수준 보통이상 비율은 전국평균보다 낮았고, 기초학력과 기초미달 비율은 높았으며, 혁신학교 고등학교의 학업성취 보통이상 비율은 매년 하락(69%→67.9%→59.6%)하고 있었다. 2016년 기준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기초 학력에 미달하는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로, 전국 고교 평균(4.5%)과 비교했을 때 3배이상 많았다.

곽 의원은 “김상곤 장관이 경기도 교육감으로 재임하던 시절 경기도 학력이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면서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겠다는 이번 정권의 계획대로 간다면 기초 학력 미달자가 잔뜩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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