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프로파일러가 본 이영학 사건] ‘사이코패스’ 이영학과 맹종하는 딸의 합작품
뉴스종합| 2017-10-13 11:16
-딸, 아버지에 심리적 복종관계 “아버지 없으면 죽을 것 같다”
-아버지가 시키는 모든 일에 가치판단 없이 가담
-이영학, 사이코패스 성향에 성적 각성 수준 높아
-아내 대신해 성적 욕구 풀 대상 찾다 어린 학생 노린 것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친구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시신을 아버지와 함께유기한 딸 이모(14)양은 아버지와 강한 종속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버지에 대한 절대적인 맹신을 갖고 있던 이 양은 아버지가 시키는 일에 아무런 가치판단을 하지 않으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중랑경찰서에서 진행된 여중생 살해 및 사체유기 사건 브리핑에서 이 씨 부녀의 심리 상태를 분석한 프로파일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프로파일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딸이 친구에게 수면제를 먹이는 등 아버지의 범행을 도운 것은 아버지에 대한 심리적 종속관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양을 상담한 서울청 과학수사계 한상아 프로파일러는 “딸은 이영학을 아버지 이상으로 여기는 등 강한 복종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하는 일을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상태였다”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된 이영학의 모습
지난 12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북부지법으로 이동중인 이영학의 딸

이 양이 인지능력이나 지적능력에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아버지와 함께 시신을 유기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위를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이 양은 사고능력은 아버지에 의해 형성돼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양에게 아버지에 대한 애착은 매우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프로파일러는 이 양의 상태에 대해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애착이 강하고 아버지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양이 아버지에 대한 애착이 강해진 것은 오래 전부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양이 제대로 가치판단을 하기 이전부터 아버지에게 유전병에 대한 고민상담을 하면서 아버지와의 유대관계가 강해졌다고 한 프로파일러는 분석했다.더불어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서 모금활동을 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책임지고있기 때문에 더욱 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학씨에 대한 프로파일링 분석 내용도 공개됐다. 이 씨를 담당한 이준현 과학수사계 경사는 이 씨의 상태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사이코패스 평가를 할 때 40점중에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인데 이영학은 25점으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이 씨의 성적 각성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사는 “이 씨의 성적 각성 수준이 20대에 만난 와이프와 살아오면서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아성애자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가 피해자 A양을 특정한 이유는 아내를 대신해 성적 욕구를 풀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 경사는 “통제가 쉬운 어린 청소년을 생각하고,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딸 친구까지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a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