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공짜” 050 안심번호 서비스? 택배기사가 부담
뉴스종합| 2017-10-16 09:09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쇼핑몰 업체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른 바 ‘안심번호 서비스’의 비용을 택배기사들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고객들이 상품을 주문할 때 안심번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이 늘고 있다. 안심번호란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설정되는 1회용 전화번호다.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면 택배기사는 ‘050’으로 시작하는 소비자의 임시번호를 통해 소비자와 연락한다.

바른정당 정운천 최고위원은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16개 업체 모두 안심번호 사업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정작 비용은 안심번호로 직접 통화를 하는 택배기사가 내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사진=SBS 뉴스 캡처]

번호제공 사업자와 이들 업체의 안심번호 서비스 협약서에는 서비스 이용시 쇼핑몰의 지불해야 하는 별도 통신 비용이나 수수료가 없다고 명시돼 있다. 즉, 처음부터 택배기사에게 비용을 전가하도록 전제하는 계약이다.

SBS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택배 기사들은 요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채로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심번호 서비스의 이용료는 1분에 30원으로 일반 통화료 14원의 두 배가 넘는다.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별도의 통화료가 발생한다.

안심번호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의 대리기사, 택시기사들도 비용 부담으로 같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음식 배달 어플, 숙박업소 예약 어플 등 다양한 분야에 안심번호 서비스 도입이 증가하고 있어 이 같은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위원은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비용 전가 행위로, 홈 쇼핑 업체가 안심번호 제공 서비스에 따른 원가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이익제공 강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업들의 횡포인 만큼, 법적 재제 조치와 개선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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