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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복 ‘원조와 최초’ 전쟁…이재명 정찬민 양기대 열전
뉴스종합| 2017-10-18 11:42
[헤럴드경제(용인ㆍ성남ㆍ광명)=박정규 기자]속초 학사평 두부마을에 가면 순두부 전문점이 쭉 늘어서있다. ‘본점ㆍ원조’ 등 순두부의 기원을 알리는 간판이 내걸어져 관광객들은 어디가 원조인지 헷갈릴 때가 적지않다. 학사평 마을 뿐아니다. 유명 맛집 식당 주변에는 아직도 원조 전쟁이 한창이다. '원조 최초'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17일 오전 10시22분 용인시는 ‘전국 첫 중‧고교 교복 지원 지자체 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을 정리하면 이날 오전 용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중ㆍ고교 신입생 전원에게 교복구입비를 지원하는 내용의 ‘용인시 교복 지원 조례안’이 통과됐다는 내용이다. 보도자료에 ‘시의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사진=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정찬민 용인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정찬민 용인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채무제로로 인한 재정여유분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교복 지원 정책을 제안했는데 의회가 초당적으로 화답해줘 대단히 고맙다”며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정책 실현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용인시 보도자료가 배포된후 광명시도 이날 오후 3시11분 보도자료를 냈다.

제목은 ‘광명시, 중고생 교복지원 조례 제정’이다.

보도자료에는 광명시 조례 통과 시점이 지난 10일임을 명확히 밝혔다. 조례 통과만 보면 용인시보다 일주일 앞선다. 조례 통과는 용인시가 최초가 아님을 우회 표현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중·고교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는 교육복지 차원에서 교복 지원사업을 하기로 했다”며 “복지부 협의와 병행해 중 고등학교 신입생에 대한 교복 지원 계획을 마련 중” 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협의가 남아있고, 예산안 준비를 하고있다는 얘기다.

광명시와 용인시의 조례 통과 기점을 따지면 광명시의회가 일주일 앞섰다.

용인시의회의 만장일치 통과가 이례적이지만 조례 통과는 만장일치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조례가 통과되면 그걸로 끝이다.

용인ㆍ광명시의 조례 통과는 예산안을 준비하는 근거일뿐 아직 본게임은 시작되지않았다.

용인시는 내년에 입학예정 중고교생 2만30000여명의 교복지원비 68억여원의 예산안을 용인시의회 본회의에 오는 12월 상정해야한다. 광명시는 중고교 신입생 18억5760만원을 오는 12월 광명시의회 본회의에 통과시켜야한다. 본회의에 예산이 통과돼야 무상교복 지원을 비로소 할 수 있다.

무상교복 ‘원조’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조례 통과 최초도 성남시다. 성남은 지난 2015년 (중고교) 무상교복 조례를 공포했다. 중학교 신입생 교복지원예산은 성남시의회를 통과해 지난해 전국 최초로 이미 시행됐다. 고등학교만 남았다. 하지만 성남시의회에서 4번째 예산이 부결됐다. 성남시는 이달 임시회에서 5번째 예산을 또 상정한다. 만약 이달 예산이 통과되면 성남시는 조례와 최초 시행이라는 완벽한 타이틀을 거머쥔다. 고교무상교복 실현을 위한 학부모연대는 이날 오후 5시 분당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무상교복 예산통과 촉구 집회서명운동을 벌였다.

성남 용인 광명시의 조례 통과 순서를 보면 성남시는 2015년, 광명시는 지난 10일, 용인시는 17일이다. 용인시는 세번째로 조례가 통과된 셈이다. 물론 용인시의회 만장일치 통과는 예산안 통과 ‘청신호’다. 하지만 용인시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위해선 성남시의회 10월 임시회와 광명시 본회의 통과 시점도 눈여겨봐야한다.

사실 이들 지자체 조례안이 통과되더라도 무상교복 지원을 꺼리는 보건복지부 ‘산’도 넘어야하는 숙제가 또 남아있다. 무상교복을 놓고 경기도 지자체들간의 ‘소리없는 전쟁(?)’은 17일을 뜨겁게 달궜다. 안성과 안양도 무상교복 조례 제정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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