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대형마트, ‘와인의 큰손’ 됐다
뉴스종합| 2017-10-26 09:23
-전체 시장 점유율 30% 수준까지 늘어나
-바잉파워 맞추며, 해외 판매자들에게 호평
-종류 다양해지고, 가격 낮아져 소비자들 만족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백화점ㆍ면세점ㆍ와인마트도 아닌 대형마트라니….’

많은 소비자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고급주류’ 와인시장이 생활밀착형 유통업체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형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점포수, 여기서 발생하는 소비자들의 구매력(Buying Power)이 와인시장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다.

26일 관련업계 따르면 대형마트 3사가 보유하고 있는 와인시장 점유율은 올해들어 전체시장의 30% 수준까지 성장했다. 무역협회가 집계한 올해 1~9월까지 와인수입량이 1억4876만 달러(한화 1676억원)임을 감안했을 때, 약 4400만 달러(한화 495억원) 상당의 와인이 대형마트에서 소비된 것이다. 이 기간 와인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6.6% 성장했는데, 대형마트의 와인시장 활성화가 이런 신장세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대형마트 3사는 연 2회씩 ‘와인장터’를 오픈하는 등 와인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샤또 마고(사진 가운데)를 포함, 이마트가 올해 와인장터에서 선보이는 제품들. [제공=이마트]

이처럼 대형마트가 와인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은 ‘큰 규모’ 덕분이다.

기존 와인 시장이 소규모 업체 중심으로 돌아가던 상황에서 등장한 대형마트들은 와인시장에서 큰손으로 자리하고 있다. 면세점은 올해 1~9월 2336억원의 주류를 판매했는데, 이중 와인 판매량은 약 1% 수준에 그쳤다. 임대형식으로 매장을 오픈하는 백화점 와인전문점들도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땐 규모가 작은 편이다.

이에 대형마트가 취급하는 와인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점차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와인전문점에서만 판매되던 제품들이 특가행사와 기획전을 통해 대형마트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마트가 26일부터 진행되는 와인장터에서 판매하는 와인은 2900만원 상당의 최고급 와인 ‘DRC 라 로마네 꽁티 13’이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제품들은 와인장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마트도 180만원 상당의 ‘샤또 오 브리옹 2011’을 포함한 수십~수백만원대 제품을 선보인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 두 가지 측면에서 대형마트의 와인시장 진출은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마트는 막강한 구매력으로 샤또 라피트 로췰드 12, 샤또 오브리옹 13ㆍ14 등 일부 고급와인을 세계 평균가격과 비교했을 때 10~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와인장터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이마트는 400여 품목, 롯데마트는 500여개 품목에 달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외주요 와인산지에서도 국내 대형마트의 구매력을 높게 쳐주는 편”이라며 “매년 내놓는 기념와인이나 고급와인을 선보이는 데 있어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품을 구성하기 더욱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마트의 와인 시장 확대가 중소, 중견형 와인전문점에는 악재가 되기도 한다. 가게를 찾던 와인 마니아들이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신세계L&B 등 대기업 와인수입업체의 등장이 중소 와인수입업체들의 사업권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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