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브렉시트가 끼칠 영향? 유럽우주국과 함께 할것”
뉴스종합| 2017-10-26 11:27
‘소형위성의 아버지’ 마틴 인터뷰

[맨체스터(영국)=이정아 기자] “영국이 아닌 유럽에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 없다.”

‘소형위성의 아버지’로 평가되는 영국의 서레이위성기술사(SSTLㆍSurrey Satellite Technology) 마틴 스위팅<사진> CEO는 지난 6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우리의 프로젝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렉시트 절차가 마무리되는 2019년까지 영국은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우주 프로그램의 파트너로 남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유럽연합 회원국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위약금 없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얀 뵈르너 유럽우주국(ESA) 사무총장의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SSTL은 영국의 서레이 대학이 세운 소형위성 생산 회사다. 1992년 한국은 서레이 대학과 협력해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발사한 바 있다. 현재 SSTL은 유럽연합이 지원하는 우주 프로그램 중 하나인 갈릴레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유일한 영국 기업이다.

이어 마틴 CEO는 “유럽연합이 영국과 관련된 우주 프로그램 계약을 취소하면, 오히려 더 많은 비용과 개발 지연을 야기시켜 영국과 유럽 모두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우주국 회원국인 영국의 분담금은 약 36억원 수준으로, 참가국 19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큰 액수다.

이에 화답하듯 얀 워머 유럽우주국 과학임무본부장(Direct general)도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우주국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멤버십을 유지할 것”이라며 “의사결정 과정 등에 변화가 있겠지만 범정부적이고 다양하게 협력하는 것은 유럽우주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인 우주왕복선 제작 및 조립, 발사 등 전통적인 우주항공산업 분야에서 영국이 축적해 놓은 산업적 기반은 미국과 러시아 등 선진국과 비교할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중소형 상업 위성 분야에서만큼은 영국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영국 정부는 중소형 규모의 실용 위성 개발 분야에만 기존 정부 투자액의 갑절에 해당하는 금액(약 8160억원)을 매년 투자하고 있다. 

마틴 CEO는 “안정적인 금융기반 시설, 특허와 규제에 대한 정부 지원, 연구사업에 대한 정부의 파격적인 세금공제 혜택, 산업계와 학계 간 활발한 네트워킹 등 이 모두가 영국에서 기업을 운영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든다”며 “영국의 정책과 시스템은 안정적이고 투명하면서도 철저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3~5년 사이에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여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레고처럼 조립해 커다란 위성을 만든다는 목표가 있다”며 “당연히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는 꿈이 있고 그래서 한 걸음씩 배우며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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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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