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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을 주민 한복 입고 웃음꽃…조선통신사 재연 축제
라이프| 2017-10-31 19:09
구레,후쿠야마 등 히로시마현 온 고을 축제
한달반 특별행사 와중, 31일 유네스코 등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일본 히로시마현(広島県)의 주민들은 조선통신사 일행이 탄 가마를 지고 고을 대로로 들어선다. 앞서, 앞바다에선 배로 조선에서 온 손님 일행을 맞이하는 풍경이 연출됐다.

히로시마 구레시(呉市) 주민들 중 일부는 조선시대 군관과 병졸의 복장한 채 조선통신사 수뇌부를 따르고, 여인과 아이들은 통신사 일행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일행으로 분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는 장졸들과는 달리 대오도 맞추지 않은채 이 행렬을 따른다.
▶일본 히로시마현 구레시에서 진행된 조선통신사 재연행사에서 가마꾼 역을 맡은 주민들. [N TRAVEL TOKYO 제공]
▶조선통신사 가마꾼 역을 담당한 구레시 주민들이 즐거워하는 표정. [N TRAVEL TOKYO 제공]

구레시 시모카마가리쵸(下蒲刈町) 마을 주민들은 출연진도 아닌데도 한복을 입고 즐거워한다. ‘맛의 고장’으로 유명한 구레시는 조선통신사 행사를 마친 뒤, 산해진미를 나눠 먹으며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3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통신사 관련 축제는 매년 가을이면 히로시마현 곳곳에서 펼쳐진다. 올해도 오는 11월19일까지 45일간 이어진다.
▶조선 군관 및 병졸 역할을 맡은 구레시 시모카마가리쵸(下蒲刈町) 주민들. [N TRAVEL TOKYO 제공]
▶군악대 일행은 히로시마측 초청을 받은 인천 국제통상고교생들이 맡았다.[N TRAVEL TOKYO 제공]

구레시에서는 최근 조선통신사 행렬 재연행사가 열렸고, 조선통신사가 숙소로 쓰던 곳이 있는 후쿠야마시에서는 다양한 특별행사가 열린다. 구레는 히로시마현 서쪽, 후쿠야마는 이 현의 동쪽 도시이다.

구레시 시모카마가리쵸에서 열린 조선통신사 행열 재연행사는 마을 축제이다. 모두가 참여해 일본국-조선 간의 우정을 되새긴다.

구레시의 시모카마가리쵸는 조선통신사를 접대하던 곳이다. 가와하라 수희 N트래블 도쿄(www.ntravel.tokyo) 대표는 “이 마을 음식이 정말 맛있어서 조선통신사들이 ‘일본 최고의 성찬을 제공하는 곳(ご馳走一番館)’이라고 평가를 내주어, 마을의 자랑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히로시마현 구레시 시모카마가리쵸 주민들. [N TRAVEL TOKYO 제공]
▶한복, 때때옷을 입고 웃음짓는 구레시 어린이와 청소년들. [N TRAVEL TOKYO 제공]

히로시마현은 도쿄, 교토, 오사카, 큐슈 지방과는 달리, 한국 문화가 스며든 곳이라도, 잘 보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문화 흔적이 부산, 목포 등지에 잘 남아 있다.

양 국민은 각각 상대 나라에 남아 있는 자기 문화의 흔적을 보면서 우정을 느끼게 된다.

히로시마현은 지난 3일 조선통신사를 한일간 우호 친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토록 하기 위해, ’조선통신사 전승보전회의‘를 열었다.

히로시마 유네스코협회 관계자 등 회의 참석자의 대부분을 차지한 일본인들은 조선통신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버추얼 뮤지엄(가상현실 박물관) 제작을 통한 홍보강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조선 사물놀이패 복색을 하고 우리 국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구레시 주민들. [N TRAVEL TOKYO 제공]
▶조선 통신사들이 최고의 맛이라고 극찬했던 구레시 시모카마가리쵸 음식 중 생선 간장조림. [N TRAVEL TOKYO 여행사 (www.ntravel.tokyo) 가와하라 수희 대표 촬영, 제공]

한국측 대표로 참석한 서장은 총영사는 “조선통신사를 일본내에 더욱 널리 알리는 활동이 이뤄져야 하며, 과거 조선통신사가 배를 타고 이동한 (히로시마 등) 주고쿠(中國)지역의 해상 루트를 개발해 관광상품화 등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하면서 상호 교류를 강조했다.

히로시마현 구레시는 ‘이 세계의 한구석에 (この世界の片隅に)’라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지이다. 전쟁이 평화롭던 마을 공동체 생활에 스며든 모습을 그림으로써 매우 조용하지만 진하게, 전쟁과 침략의 비정함을 알리고 평화를 갈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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