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주혁 ‘50m 스키드마크’궁금증 증폭
뉴스종합| 2017-11-01 11:32
직접사인 머리충격이라지만…
전문가 “전복직전 강력한 제동”
급작 선회과정 ‘요마크’가능성도
안전띠 착용·에어백 작동도 쟁점


추돌 후 인도로 돌진하는 교통사고로 숨진 영화배우 김주혁(45) 씨의 직접 사인은 ‘즉사 가능한 수준의 머리뼈 골절’로 드러났다. 애초 주요 사인으로 지목됐던 심근경색에 대해 ‘육안으로 본 결과, 발생 가능성은 작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은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논란으로 남을 전망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달 31일 김 씨의 부검을 진행한 결과,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심근경색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 심근경색 발생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사인은 즉사 가능한 수준의 두부손상으로 보인다”고 1일 밝혔다. 그러나 이번 국과수의 소견은 부검의의 1차 구두소견으로, 정확한 사인은 1주일 뒤 정밀부검 결과가 발표된 뒤에나 밝혀질 예정이다.

지난 30일 배우 김주혁씨의 차량 전복사고 현장에서 처참히 부서진 차량.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음주와 약물 여부에 대해서도 조직 검사 등을 통해 밝혀낼 예정이지만, 현장에서 술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보고 등을 볼 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 흔적이 없다는 부검의의 소견이 나오면서 일부에서는 급발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봤을 때 김 씨가 돌진하는 순간에도 후면 브레이크등은 꺼진 상태였다”며 “급발진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유족 등에서 요청이 있다면 급발진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고 현장에는 50m 길이의 스키드마크가 선명하게 남아 김 씨가 전복 직전까지 의식이 있었고 제동을 하려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강한 충격으로 스키드마크와 비슷한 자국이 도로에 남을 수 있지만 확률은 희박하다”며 “일직선상으로 스키드마크가 남았다면 제동을 한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다만, 갑작스런 선회 과정에서 생기는 ‘요마크’일 가능성도 있어 속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직접사인으로 알려진 ‘머리뼈 골절’과 관련해 안전벨트 착용 여부와 에어백 작동 여부도 중요 쟁점으로 남았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이 심하게 파손된 상황에서 안전벨트 착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차량조사를 통해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도 “구조 현장 보고와 김 씨의 사고 당시 위치를 봤을 때 안전벨트를 착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에어백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구조 영상에서도 에어백이 터진 모습이 확인됐다”며 “에어백은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부검이 끝난 만큼 파손된 차량에 대한 분해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을 분해해 블랙박스 존재 여부에 대해 계속 확인 중”이라며 “사고 당시 인근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대해서도 차주에게 가능한 대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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