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기업문화 적응 실패 상당수
日취업 급증불구 알선업체 피해↑
취업준비생 김모(28) 씨는 2년째 해외 취업을 위한 IT 전문학원에 다니고 있다. 애초 김 씨는 프로그래밍을 배워 일본 현지 기업으로 진출하는 ‘해외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원에서 주선하는 면접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해외 취업은 쉽지 않았다. 지난 연말에는 최종 면접까지 진행했지만, 현지 체류비보다 월급이 적다는 생각에 김 씨는 결국 다른 회사를 다시 알아보기로 했다.
김 씨는 학원 말만 믿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해외 취업에 도전한 게 가장 큰 실패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에 다니고 자격증만 따면 일본 기업에 취직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며 “이미 취업한 동기들도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면서 최근에는 일본 취업을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취업이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만큼 해외 적응에 실패해 돌아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해외 유학 등을 통해 현지 문화에 오래 적응한 경우가 아닌, 취업 준비를 통해 곧장 해외 업체에 취직한 경우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른바 ‘유턴’하는 경우가 많다.
2년 전 일본의 한 무역회사에 취직했던 이모(29) 씨도 올해 초 한국으로 돌아와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일본어 준비부터 수년간 착실히 취업을 준비해왔다고 자신했지만, 막상 들어간 회사는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이 씨는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한국과 일본의 너무 다른 직장 문화를 꼽았다.
이 씨는 “한국보다 엄격하고 형식을 중요시하는 일본 기업 문화에 거래처 직원들을 만나는 것도 적응하기 힘들었다”며 “외국어만 준비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일본에 오래 살았던 직원들도 적응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일본 취업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 취업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은 대표적 해외 취업 국가로 떠올랐다. 지난 2014년 1231명이었던 일본정부의 한국인 취업비자 신규 발급 인원이 지난해에는 2487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그만큼 취업에 실패해 돌아오는 경우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알선업체를 통해 무작정 일본 취업에 나섰다가 이른바 ‘블랙기업’에 고통만 받고 귀국길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현지 취업 업체는 정확하게 알아보지 않고 알선업체 말만 믿고 취업을 했다가 월급은 턱없이 적고 업무량만 살인적으로 많은 이른바 ‘블랙 기업’을 소개받는 경우에는 대부분 실패하고 귀국길에 오른다”며 “일본 구직자들도 꺼리는 업체가 구인난을 한국인 구직자로 대체하려는 경우가 있어 현지에서도 주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준비를 많이 할수록 해외 취업 실패 확률도 내려간다고 조언했다. 유오상 기자/os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