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삼청동으로 전시장을 이전한 갤러리수가 이전 개관 첫 기획전으로 김성수(48)와 인세인 박(37)작가의 2인전 ‘수줍은 본능’을 개최한다.
전시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수줍음’이지만 작품들이 마냥 수줍지는 않다. 두 작가 모두 최근 한국사회를 뒤흔들어 놓은 사회적 사건(강남역 ‘묻지마’여성 살인사건ㆍ세월호 참사)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내놓았다.
인세인 박, Brightness, c-print, 24x24cm (12 pcs), 2014 [사진제공=갤러리 수] |
‘여성혐오’로도 읽힐 수 있는 이 작품은 작가가 극우사이트를 돌며 관찰한 결과다. 전시장에서 만난 인세인 박은 “극우사이트에서 여성 특히 페미니스트를 바라보는 시각, 작동기제를 작품화 한 것”이라며 “여혐이나 남혐 어느 한 쪽을 비판하는 메시지는 아니다. 관찰자로서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경도되는 현상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non-lieu, Oil, acrylic on canvas, 130x162cm, 2013-2014 [사진제공=갤러리 수] |
이처럼 이중적 감성에 집중한 김성수 작가의 작품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변화가 생겼다. 김 작가는 “매끈하고 세련되고 부유하고 정리된 현대사회인데 이같은 참사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지 못했을까 하는 떠나지 않는 질문, 침묵했던 책임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여전히 이중감정을 다루지만, 세월호 이후 더 극대화 됐다. 북받치는 감정을 지워지고 사라지는 것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신작은 이전에 보이지 않던 눈물 흔적과 같은 흘려내기, 뿌리기, 덧그리기가 등장한다.
김수현 갤러리수 대표는 “김성수의 회화에는 차가움ㆍ외로움과 같은 감성과는 달리 색감 등에서 느껴지는 ‘섹슈얼리티’가 있다”며 “인세인 박 역시 최근 작업에서 ‘섹슈얼리티’ 등 인간의 근원적인 본능에 주목하는 경향이 돋보여 두 작가의 2인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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