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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곱슬머리 왜 지워” 흑인 여배우 항의에 유명 패션지 사과
뉴스종합| 2017-11-14 14:47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케냐 출신 여배우 루피타 뇽(34·Lupita Nyong’o)이 자신의 곱슬머리를 포토샵으로 지운 사진을 잡지표지로 게재한 유명 패션지에 공식 항의했다. 해당 사진을 수정한 사진기자는 “믿을 수 없이 상처를 준 행동이었다”며 즉각 사과했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명 패션잡지 그라치아 영국판의 커버모델을 장식한 뇽은 자신의 헤어스타일이 수정된 채 잡지 표지에 실린 사실을 확인했다. 뇽은 수정 전 원본사진과 수정 후 사진을 비교해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원본 사진은 단발 길이의 곱슬머리를 뒤로 묶은 스타일인 반면, 잡지 커버 사진은 묶인 곱슬머리가 완전히 지워진 상태다.

[사진=루피타 뇽 인스타그램]

뇽은 “밝은 피부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아름다움의 표준이라는 걸 느끼며 자랐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것도 소중히 여겨왔다. 그리고 지금은 어두운 피부, 꼬불꼬불 꼬인 머리카락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검은 피부색에 곱슬머리인 내 사진이 잡지 표지를 장식하는 것은, 비슷한 외모의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잡지사 측이) 사전 상의도 없이 유럽 중심의 기준에 맞춰 머리를 수정했다.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잡지사는 사과 의사를 표명했지만 편집부는 수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사진기자가 사흘이 지난 13일 사과성명을 내고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지금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상처를 주는 행동이었다”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진기자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베트남 출신 남성이다. 그는 “나 자신도 이민자 출신이다. 미의 다양성을 강조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재차 사과했다.

뇽은 영화 ‘노예 12년’으로 2014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는 등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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