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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20년] 10년후 닥친 2008년 금융위기도 ‘IMF예방주사’ 덕 2년 만에 극복
뉴스종합| 2017-11-21 11:31
1997년 외환위기는 경제는 물론 사회가치를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는 점에서 이전 ‘오일쇼크’를 넘어서는 충격이었다. 국가의 계획과 지원하에 성장하던 ‘온실경제’가 몰락하고, 사실상의 종신고용 원칙이 무너졌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차입과 이를 통한 문어발 확장의 폐해도 드러났다. 하지만 전국민적 노력과 때마침 불어닥친 인터넷혁명과 중국발 특수로 우리 경제는 재도약에 성공한다.

금모으기 운동 같은 국민적 희생은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고 IT 벤처열풍은 바닥까지 떨어진 경제효율을 돠살리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한계에 봉착했던 제조업도 중국과 중국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길이 열리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외환위기의 혹독한 경험은 10여년이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또다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위기 당시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외국인 투자자금이었다. 그해 6월부터 외국인 투자 순유출이 시작되면서 2008년 하반기 우리나라를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300억3500만 달러였다. 당시 매월 20~50억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들고 났던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1년치 자금이 순유출된 셈이다. 국내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본국에서 위기가 발생하자 해외에 투자했던 자산을 회수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빠져나간 것이다.

하지만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은 다음해인 2009년 9월까지 완전히 복구됐다. 1분기 10억4000만 달러가 유입되더니 2분기 177억1100만 달러, 3분기 228억7600만 달러 등 그 해에만 외국인 자금이 416만317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1년 만에 금융위기로 빠져나갔던 자금 이상의 돈이 더 들어온 셈이다. 제조업 기반이 워낙 튼튼한데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자본유출에 대한 강력한 면역력을 갖춘 덕분이었다.

2008년 2월 2624억 달러까지 올라갔던 외환보유액은 그해 10월 2005억 달러로 23.6% 줄었다. 하지만 다음해 11월 2709억 달러로 올라서며 위기 이전 상황으로 회복했다. 외환유출액도 적었지만, 복구하는 데 들었던 시간도 1년이 채 안 되는 셈이다.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3월 달러당 1461.98원까지 올랐지만, 2년 후인 2011년 7월 1059.5원으로 떨어져, 위기 직전인 2008년 7월(1019.12원)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 경제는 ‘치명상’ 없이 2년 만에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본 궤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7년 하반기 2000포인트를 넘기며 레벨업에 성공했던 코스피(KOSPI)는 금융위기 직후 1073.97포인트로 반 토막이 났지만, 2년 만인 2011년 1월 2091.61포인트를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와 달리 금융위기는 외생변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위기의 본질 자체가 다르지만 한국경제의 기초 체력이 좋아져 선진국보다 금융위기를 더 빨리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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