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제사절단ㆍ부총리 만남…분주한 연말 보내는 재계
뉴스종합| 2017-12-12 10:57
-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에 역대 최대 규모 사절단 동행
- 김동연 경제부총리 LG 시작으로 재계와 만남 스타트
- 내년 사업계획ㆍ인사 등으로 분주한 연말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재계가 숨 쉴 틈 없이 바쁜 연말을 지나고 있다. 통상 12월은 한해 정리와 내년 사업계획 수립 등 내부 업무에 치중되지만 올해는 확연히 다르다. 13일부터 시작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단에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하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도 이번 주중 가동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기업을 직접 방문해 재계의 어려움을 듣는 자리도 12월부터 시작됐다. 아직 인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기업들은 후속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말 재계 전반의 최대 현안은 13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다. 이번 중국경제사절단에는 SK 최태원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LS 구자열 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등 재벌 총수가 참가한다. 방중 경제사절단 규모는 역대 최대다.

총수가 수감 중이거나 건강 문제ㆍ고령 등의 사유로 참석하지 못하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CJ 등에선 회장이나 부회장급 경영인이 대신 참가하기로 했다. 삼성은 윤부근 삼성전자 CR담당 부회장,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 LG는 구본준 부회장, CJ는 손경식 회장이 방중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소기업 참여가 크게 확대된 데다, 이번에는 포럼 등 각종 행사도 많이 열리면서 참가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방중단이 최대 규모로 꾸려진 데는 1년여간 이어진 중국과의 ‘사드 갈등’ 문제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든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운신의 폭이 넓어진 기업들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현지 사업 현안 등을 적극적으로 챙긴다는 복안이다. 충칭에 공장을 가진 현대차와 SK하이닉스는 15일부터 이틀간 문 대통령의 공장 방문 때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지난 11일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 위치한 태양광 사업 거점(한화큐셀)을 먼저 둘러보기도 했다.


정부와 재계의 소통도 이달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그동안 정권 교체 후 ‘재계홀대론’의 지적이 잇따라 제기돼 온 바 있다. 이날 부총리의 LG 방문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구본준 ㈜LG 부회장 등 LG경영진과 협력업체 대표들을 만난다. 정부측에선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다. 김 부총리가 대기업을 개별 방문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LG그룹은 김 부총리의 이번 방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방문하는 첫 기업으로 낙점된 데 대한 기대감이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최근 LG상사 지분을 3000억원을 들여 지주사 체제를 공고히하는 등 정부 시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며 “대기업 가운데 1호 기업이 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구본준 부회장 등 LG그룹 경영진은 투자 과정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적극 개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OLED 공장 인허가와 관련한 LG디스플레이의 민원은 최우선 검토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맏형’ 삼성전자는 13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갖는다. 회의 기간을 6일(기존 2일)로 늘려 잡았다. 특히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3개 사업부문의 부문장을 모두 교체한 후 진행되는 첫 회의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김기남 DS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김현석 CE 부문장을 각각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각 부문별 취약점과 기회요인 등에 대한 분석도 두루 전략회의 테이블에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IM부문은 내년초 공개가 유력한 갤럭시S9 개발 현황 점검이, CE부문은 미국 무역위원회(ITC)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른 후속 대응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DS부문에선 사실상 신사업 분야인 파운드리사업부의 역량강화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기업들 역시 연말이 분주하다. 재계에선 삼성을 필두로 LG와 GS, CJ, 신세계, 코오롱, 애경 등에서 이미 대규모 임원인사가 마무리됐다. 신동빈 회장 재판 결과에 따라 인사폭이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 롯데와, 최근 검찰 수사 선상에 다시 오른 효성 등은 여전히 인사를 실시치 못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인사도 아직은 마무리되지 않은 형국이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엔 삼성중공업과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이 새 사령탑 선임을 전날 발표했고, 이르면 이번주 중 삼성물산 등 여타 계열사 사장단 인사 발표도 뒤따를 전망이다.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원칙이 계속 지켜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재계 관계자는 “일률적으로 60세 가이드라인을 적용키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최종 인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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