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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임금제’ 취지는 좋은데… 건설업계 “공사비 현실화 우선”
부동산| 2017-12-13 11:38
정부 ‘건설산업 일자리개선대책’
임금미지급 등 고용 안정화 기대

정부가 발표한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에 대해 업계는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적정 임금제가 원가 책정에 직결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공사비 현실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책으로 2차 하청업체나 지역의 인력ㆍ장비업체에서 발생하던 임금 미지급 등 고용 안정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자금 유동성이 좋지 못한 지역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도산하는 곳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적정 임금제’는 정부와 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도급과정에서 근로자 임금이 삭감되지 않도록 발주자가 책정한 인건비 이상을 건설사가 지급하도록 명시한 제도다. 공사비가 담보되지 않으면 건설사가 고스란히 부담을 안아야 한다.

국토부는 산하 기관이 주관하는 현장을 중심으로 2년간 시범사업을 시행한 뒤 오는 2020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점진적인 정상화를 위해 도입 시기를 보류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정 임금제 산출 방식을 정부와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겠지만, 회사별로 원가 책정에 직결되는 부분이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입찰과정에서 적정 공사비를 책정해 자금의 선순환을 유도하지 못하면 결국 아래부터 쥐어짜기식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비 산정체계 개선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공공 부문 발주공사 수주업체들이 공사비 부족으로 채산성 악화와 기술 경쟁력 하락의 이중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김상범 동국대 교수는 지난달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방안 모색을 위한 공사비 정상화 정책 토론회’에서 “지난 10여 년간 공공공사 원가산정 과정에서 예정가격이 최대 16%까지 축소돼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토목ㆍ토건업체 수가 매년 감소하고 약 1500곳이 폐업하면서 최소 4만5000개 이상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의 인센티브와 지원책이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업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적정 공사비 확보 방안은 내년 하반기에나 마련될 전망이다. 저가낙찰 방지를 위한 발주제도 개선과 사회보험료 확보 방안도 과제다.

한 협회 관계자는 “SOC 물량 축소와 주택 안정화 정책에 따른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체들의 공공공사 부담감이 업계의 위축으로 이어질까 두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관련 법 개정과 시범사업 등 긴 호흡으로 업계의 부담감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했다. 정찬수 기자/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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