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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통로에 조리도구를?…서울 일부 호텔 ‘안전 불감증’
뉴스종합| 2017-12-14 07:36
-무작위 호텔 15곳 중 4곳서 위반 포착
-경보장치 고장ㆍ피난통로 장애물 등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소방재난본부는 시내 호텔 15곳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4곳에서 모두 1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점검은 지난 4~6일 본부 소방특별조사반 2개조 7명이 중구와 강남구 일대 호텔을 사전통보없이 무작위로 찾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본부 관계자는 “젊은층 중심으로 기념일을 호텔에서 즐기는 문화가 뜨는 중”이라며 “특히 파티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촛불 등을 활용할 때가 많은데, 이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어 조사에 나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사반은 비상경보ㆍ방송 설비 등 화재경보설비 관리 여부, 피난통로 내 장애물 유무, 객실 안 피난기구와 방염물품 유지관리 상태 등을 집중 점검했다.

본부에 따르면 단속 결과 호텔 4곳에서 걸린 12건 위반사항은 ‘화재경보설비 정지’, ‘피난 통로 내 장애물’ 등이다.

가령 강남구 A 호텔은 2층 피난 통로에 식자재적재함과 조리도구 등을 쌓아둬 사실상 제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B 호텔은 1ㆍ2ㆍ8층 피난 통로 내 호텔용 카트와 침대시트 등을 적치한 상태였고, 중구 C 호텔은 화재경보장치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본부 관계자는 “투숙객은 건물 내부구조 관련 지식이 부족한 상황을 대피경로에 대한 숙지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화재경보장치나 피난통로도 제기능을 못한다면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월 기준 최근 3년간 시내 숙박시설 화재 건수는 모두 156건이다. 이 가운데 사망 7명, 부상 55명 등 모두 62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재 3건당 사상자가 1명 이상은 발생한 셈이다.

본부의 소방특별조사는 내년 2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시내 객실 수가 150개 이상인 대형호텔 104곳,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164곳, 대형화재취약대상 1228곳, 화재경계지구 21곳, 노인요양시설 345곳 등이 대상이다.

정문호 소방재난본부장은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시설 대상으로 소방안전점검을 집중 시행할 방침”이라며 “화재위험 요소를 사전 제거하는 등 안전관리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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