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나홀로 연말 ②] 지갑 얇은 3포족들 “연말모임 꺼려져요”
뉴스종합| 2017-12-16 09:30
-아르바이트ㆍ취업스트레스 겹쳐 ‘눈물의 연말’
-아르바이트생 62.2% “연말모임 꺼려진다”
-취준생들 67.7%는 “연말 취준 스트레스 받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취업준비생 강한빛(29)씨는 올해 모교 농구동아리 송년회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OB(Old Boyㆍ졸업생)라서 내야하는 회비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그의 동아리는 매년 송년회 2치비용을 학교를 졸업한 OB선배들이 내는 전통이 있다.

강씨는 “학교 다닐땐 선배들이 와서 술을 사주는게 좋았는데, 내가 그 상황이 되니 쉽지 않다”며 씁쓸하게 웄었다.

#. 노무사 수험생 최성민(28)씨도 연말 모임이 꺼려진다고 했다. 최씨는 내년도 수험 준비를 위해 현재 평택의 한 공사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내년도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매주말 특근을 해서 서울에 있는 집은 2주에 한번, 하루정도 방문한다. 동창생ㆍ동네친구들이 송년회를 하자고 거듭 전화해 오지만 최씨의 대답은 항상 ‘노(No)’다.

최씨는 “친구와 가족들이 보고싶지만, 지금은 좀 부지런히 벌고, 시험에 붙은 뒤 만나려 한다”고 했다.

일자리를 잡지 못한 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생, 대학생들에게 연말은 힘겨운 시즌이 되고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자료사진. [헤럴드경제DB]

연말 송년회시즌이 한창 무르익었지만, 일자리를 잡지 못한 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생, 대학생들에게 연말은 힘겨운 시즌일 뿐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바천국이 최근 전국 회원 2246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생 연말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6명인 62.2%가 송년회 및 연말모임에 대해 “꺼려진다”고 대답했다.

연말모임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지출이 부담돼서(48.3%)”라는 대답이 많았다.

“혼자 조용히 연말을 보내고 싶어서(12.7%)”,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10.9%)”, “과음 등 건강이 걱정돼서(9.2%)”, “취업준비 때문에(6.2%)”, “아르바이트 때문에(5.4%)”, “기타(7.3%)”와 같은 대답이 줄을 이었다.

아울러 “연말을 위한 아르바이트를 계획중이다”는 응답은 전체의 68.9%에 달했다. 아르바이트생의 상당수는 취준생, 대학생 등 직장인을 갖지 못한 3포족들이다. 이들 상당수가 제대로된 연말을 보내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들에게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덤이다. 청년실업이 역대 최고치에 육박한 상황 속에서 잡코리아가 최근 구직활동 경험이 있는 직장인 및 대학생 1055명에게 ‘취업 스트레스’를 물은 결과 67.7%가 “연말 들어 특히 빨리 취업(이직)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과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의 경우도 이같은 응답을 한 비율이 71.8%에 달했다.

이에 한 취업포털 관계자는 “이맘때면 공채 시즌도 대부분 마무리가 돼 구직에 실패한 경우는 더욱 연말이 씁쓸하지 않겠냐”며 “3포족들에게 연말은 힘겨운 시간일 것”이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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