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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병원 바꿔야 하나”…만삭 임산부들 불안 증폭
뉴스종합| 2017-12-18 10:00
-“출산 앞두고 병원 바꾸자니 걱정”
-“제왕절개 제의 거절 천만다행” 안도
-‘병원 폐쇄 요구’ 靑 청원도 봇물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다음달 첫 아이 출산을 앞둔 임신 37주차 A(33) 씨는 서울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소식을 듣고 ‘멘붕’이 왔다. 조만간 해당 병원에서 막달 검사를 하고 출산을 하기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조산기가 있어 이대목동병원에 한 달간 입원하기도 했다는 A씨는 “초산인 만큼 심사숙고해 이대목동병원을 골랐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불안하다”며 “병원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없어져 아예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 당장 병원에 가서 병원 이동에 필요한 서류를 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18일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해당 병원을 이용하는 만삭 임산부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각종 육아 커뮤니티에는 이대목동병원을 이용하는 임산부들의 ‘병원 딜레마’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일부 엄마들은 과거 이용했던 후기를 올리며 다른 병원까지 구체적으로 추천해주고 있다.

임산부들은 병원 안전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제각기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큰 부담이자 신중함을 요한다. 수개월 간 임신 과정을 전문적으로 관찰해온 진료 의사를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산인데다 초산인 고위험 산모들은 불안감이 더하다.

임신 37주차 고위험군 임산부 B(37) 씨는 “32주 차에 갈색혈이 보였을 때 이대목동병원 의사가 ‘제왕절개로 출산을 서두르자. 요즘 인큐베이터가 매우 좋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며 “그때 의사 말을 들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심란한 마음으로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긴 한데 막달에 갑자기 병원을 바꾸자니 미쳐버리겠다”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대목동병원이 지난 10월 제12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건강한 출산과 육아에 앞장서온 공로로 보건복지부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임산부들은 공분을 드러내고 있다.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여파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들까지 불안함에 떨게 하고 있다. 과거 이대목동병원에서 벌어진 의료 사고가 재조명되고 있고, 일부 커뮤니티에선 개인적으로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했다가 겪은 불쾌했거나 불안했던 경험까지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는 이대목동병원을 아예 폐쇄해달라는 청원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청원글 게시자는 “다른 병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의료사고가 이대목동병원에서 많이 생긴다. 병을 고치러 간 병원에서 오히려 병을 더 키우고, 심지어 사망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며 “정부가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병원을 폐쇄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된 감사를 벌여서 병원 폐원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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