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생체 삽입해도 부식없는 신경전극 개발
뉴스종합| 2017-12-19 10:50
- ETRI 연구진, 금-불소계 고분자 필름 플라즈마 처리
- 뇌와 연결, 팔 다리절단 환자 및 인공망막 환자 적용 가능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생체 내에서 부식없이 장기간 신경신호를 측정하고 세포에 효율적으로 전기 자극을 줄 수 있는 유연한 신경전극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분흡수 및 투과가 없는 생체친화적 신경전극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손상된 뇌신경에 전극을 심어 1개월 동안 전기 자극을 계속 줘 식물인간이던 환자가 깨어나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환자가 정상이 되려면 대뇌 피질에 삽입한 전극이 내구성이 있어 지속적인 전기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ETRI연구진이 평가용 기판에 연결된 유연전극을 들고 있는 모습.[제공=ETRI]

실리콘을 기판으로 하는 전극은 기계적 강도가 강한 대신 생물학적으로 거부반응이 심한 문제점이 있다. 유연한 고분자를 기판으로 하는 전극은 생물학적 거부 반응은 적지만 고분자 기판과 금속 전극 간 접합에 어려움이 있었다. 크롬이나 티타늄과 같은 접착층이 사용되는데, 이들 접착층은 생체에서 부식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ETRI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흡습성이 거의 없는 불소계 고분자 필름을 플라즈마 처리해 금 전극과 접착률을 향상시켰다. 또 플라즈마 처리된 불소계 고분자 필름을 녹는점 이하에서 열압착해 불소계 고분자 간 화학적 결합을 통해 접착력도 키웠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불소계 고분자 필름으로 보호된 전극의 직경이 100㎛(마이크로미터)인 16채널 금 신경전극을 제작했다. 제작된 유연 신경전극은 섭씨 70℃의 진한 질산에 1시간 이상 담가도 부식되지 않는 화학적 안정성을 확인했고, 실험용 쥐 머리에 삽입 후 약물로 간질을 유도하게 한 뒤 발작 신호를 감지해 신경전극으로서 성능도 확인했다.

정상돈 ETRI 시냅스소자창의연구실장은 “향후 전임상 시험을 통해 장기간 생체적합성 확인 후 임상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관련 기술 보급은 국내외 뇌 기능의 이해 증진 등 실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TRI는 이 전극이 생체 삽입용 혈당 센서, 착복형 유연 센서, 사지절단 장애인을 위한 신경보철 보급, 뇌질환자의 기능 회복을 통한 고령화 대응, 웨어러블 센서 및 극한환경에서 내구성이 요구되는 화학 센서 등에 널리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학적 내구성이 뛰어나 생체 내 지속적으로 전극을 삽입하고 살아야 하는 팔, 다리 절단 환자, 인공망막 사용 환자들에게 향후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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