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한미연합군 대치 경고
中학자들 “전쟁 대비” 목소리
美틸러슨 ‘유사시’ 中과 논의
이르면 3개월내에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등 나날이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 군사전략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개입을 상정하고 중국군과 한미 연합군의 대치 가능성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하는 연구가 한창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군사ㆍ안보 싱크탱크 랜드(RAND)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연구위원도 18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에 관한 보고서에서 중국군이 평양 남쪽까지 전진해 영변의 핵 시설을 장악하고 남포~원산을 잇는 동~서 길이 250㎞ 구간에서 한미 연합군과 대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말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영변의 핵 시설을 점령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한 언론이 공개한 훈련 시나리오와 일치한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분석은 최근 북중 접경지역에서 훈련빈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의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부대로 알려진 중국 북부전구 38집단군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옌한(嚴寒)-2017’ 훈련을 진행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핵(北核) 위기로 한반도 주변 군비경쟁이 본격 재점화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지 하루만인 지난 18일 중국 군용기 5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연이어 침범한 것은 한미일 동맹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사진은 한미 공군이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연합뉴스] |
또, 미국의 북한 공격 등에 대비해 집격지역에서의 군사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일 미사일 요격훈련에 대응해 러시아와 미사일요격 훈련을 비슷한 시기에 진행했다.
한 언론에서는 중국이 지난해 영변의 핵 시설을 장악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국가정보원을 인용해 이같은 훈련이 진행됐으며, 이로 인해 한미 군 당국이 지난해 말 대책회의를 열였다고 보도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책회의는 열리지 않았다”고만 언급했다. 중국의 훈련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가 확인해줄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우리 정부는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는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은 미중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중국이 북한에서 대량의 난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미국 측에 알렸다”며 “미국도 유사시 미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가야만 하더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하겠다는 점을 중국 측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은 그동안 반관반민(1.5트랙)이나 민간 학자(2트랙)간 의제로 떠올랐던 ‘한반도 유사시 시나리오’가 정부 관계자들(1트랙)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한 발언이었다.
지난 16일 환구시보 주체 연례세미나에서 중국 학자들과 예비역 중장 등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졌다”며 “실질적으로 핵분쟁, 방사성 낙진, 핵폭발 등에 대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평양, 영변 핵시설 점령 시나리오는 학계에서는 늘 제기돼왔던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군사위기 가능성은 늘 있다. 중국이 미국 편을 들면 군사옵션 가능성은 커진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아울러 틸러슨 장관이 중국과 한반도 유사시 대응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힌 배경에 대해 “북한에 ‘중국이 미국에 협력하면 북한은 끝날 수 있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라면서 “지금 중국의 입장발표가 없지만, 고민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주ㆍ문재연ㆍ유은수 기자/mu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