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한국형 생태산업단지는 지금 2017년]잉여스팀 돌려쓰는 기업들 ‘울산 스팀하이웨이’를 가다
뉴스종합| 2017-12-21 11:32
KTX 울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약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울산 용연산업단지. 이곳 SK케미칼 공장 옆 도로에는 길게 연결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파이프라인이 설치돼있다. 이 파이프라인의 명칭은 ‘울산 스팀하이웨이’.

스팀하이웨이란 산업단지 내 입주 업체 중 스팀을 생산해 사용하고 남은 스팀을 배관을 이용해 다른 업체에 보낼 수 있는 에너지 네트워크 시스템을 말한다.

울산 스팀하이웨이는 2013년 울산 용연산업단지 내 입주한 SK케미칼 공장에서 발생하는 잉여 스팀을 SK에너지에 공급할 수 있도록 6.2km 구간에 직경 20인치의 스팀 배관망을 구축한 사업이다.

울산 스팀하이웨이 배관모습 [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이 321억원, SK케미칼이 280억원, SK에너지가 66억원 등 총 667억원을 출자해 구축됐다.

SK케미칼에서 시간당 최대 100t톤의 스팀을 SK에너지로 공급해 매출증대를, SK에너지는 별도의 스팀 생산장치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윈윈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스팀하이웨이 배관망 구간에는 5곳의 분기점이 마련돼있다. 향후 다른 입주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스팀하이웨이를 통해 연간 18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 환경적으로는 벙커C유를 연간 4900만톤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 10만톤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설명이다. 또 울산성암소각장도 발생하는 고압 스팀을 인근에 위치한 효성 용연공장에 시간당 35톤씩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47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4만톤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박동철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역본부장은 “산단공의 참여로 기업간 당사자만의 스팀거래 방식에서 여러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 거래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적은 양의 스팀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논의중인 SKC, 효성,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이 참여한다면 연간 360억원의 경제적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울산 미포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엔코아네트웍스는 울산 산업단지의 정유탈황 공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황화수소(H2S)를 재활용,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비철제련 핵심재료인 황화수소나트륨(NaHS)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엔코아네트웍스는 10억원의 기술료를 받는 조건으로 황화수소를 배출하는 이수화학에 기술이전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수화학은 연간 1만4000톤 규모의 황화수소나트륨 제조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정상용 엔코아네트웍스 대표는 “이수화학에서는 매년 황화수소 처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었다”면서 “황화수소나트륨 제조기술 도입 후 고려아연, LS-니코동제련 등에 원료를 공급, 연간 6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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